[2000 미국의 선택] 증시 요동...월街도 숨가빴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재검표가 진행중인 플로리다주에서 시시각각 전해오는 소식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는 등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오전 9시30분 ''약보합''으로 시작한 장세는 오전내내 소강상태였다.그러나 재검표결과 부시와 고어의 표차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한 낮 12시께부터 하락폭이 조금씩 커졌다.

폭락의 시작은 오후 1시.

윌리엄 데일리 민주당 선거본부장이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플로리다주 일부 카운티에 대한 재검표를 수작업으로 할 것"을 요구하며 법적인 소송 가능성까지 제기하자 증시는 수직 하락했다.30분 만에 다우는 2백88포인트(2.6%) 나스닥은 1백44포인트(4.5%) 추락했다.

TV들은 기자회견모습과 주가폭락 사실을 긴급뉴스로 동시에 보도, 긴장감을 더했다.

하지만 회견이 끝나자 주가는 곧바로 반등, 개장 초의 ''약보합'' 위치로 돌아갔다.결국 다우지수는 0.7%(72.81포인트) 하락한 10,834.25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1%(31.35) 떨어진 3,200.35를 나타냈다.

주식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르듯 낙관론과 비관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낙관론은 정치적인 불투명성은 곧 없어질 재료라는데 근거한다.

이날 보여줬듯 정치가 증시에 주는 충격은 일회성에 불과하므로 당분간 약보합세를 유지하다 차기대통령이 확정되면 증시가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누구든지 확정만 되면 불확실성의 제거라는 측면에서 주가가 크게 뛸 것"(제이 브라이슨 퍼스트유니언캐피털마켓 글로벌이코노미스트)이라는 진단에서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 주식을 사기 아주 좋은 시점"(크리스 울프 JP모건 증권전략가)이란 적극 권유까지 나온다.

비관론도 정치보다는 경제에 원인을 둔다.

"최근 주가하락세가 정치불안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진짜 원인은 기업수익의 저조와 경기침체"(조셉 데마코 HSBC 미국법인 자산관리매니저)란 분석이다.때문에 차기대통령이 확정된다 해도 주식시장은 달라질게 없다는 진단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