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건설 지원 못한다" .. 이계안 사장 공식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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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10일 이계안 사장의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현대건설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양재동 신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자청,"계열분리가 이미 완료됐고 책임경영 체제가 확립된 상태에서 현대건설 유동성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정몽헌(MH)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현대건설에 대한 자금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형인 정몽구(MK)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을 만나려던 계획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또 회동이 이뤄져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현대자동차 고위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자금난 타개가 현대자동차의 지원여부에 달렸다''는 식으로 건설부실의 본질을 호도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주주들과 해외제휴선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고 확실한 입장표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MH측 기대=현대그룹 관계자는 "MH가 현대건설을 살리기 위해서는 일가 친척들의 지원이 불가피하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MK로부터 지원약속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전했다.
MH측은 MK측이 서산간척지 등의 매입에 적극 나서 주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산 땅의 일반매각을 전제로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5천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또는 자산담보부 채권 상당분을 MK측에서 매입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MH측은 MK측이 영농법인을 설립,지분을 출자하는 형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MK측 입장=현대자동차측은 "자동차회사가 농지인 서산땅을 살 경우 시장투자자들이 외면할 것"이라고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대주주인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동의를 얻기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또 MK의 사재출연과 관련,현대자동차측은 "개인지분(자동차의 경우 3.69%)과 한남동 자택뿐인데 지분을 팔 경우 경영권 방어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며 일축했다.
◆정주영 전 명예회장 자동차지분 향배=이런 상황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현대그룹측이 자금조달을 위해 팔기로 한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현대자동차 지분(2.69%·8백60억원 상당) 향방이다.
현대자동차측은 안정적인 지분 확보차원에서 인수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거꾸로 MH측에서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그룹측 관계자는 "시장에서 팔면 되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지만 정부와 채권단에서 이 지분을 현대자동차가 자사주펀드를 통해 매입하기를 권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시장 반응=미국계인 베인 앤 컴퍼니 컨설팅의 최진환 컨설턴트는 최근 "현대자동차의 지원은 부실의 짐을 나눠지는 것"이라며 "채무가 근거없이 늘어나는 것은 외국인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굿모닝증권의 손종원 연구위원도 "현재 증시에서 현대자동차의 지원여부는 이 회사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
이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양재동 신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자청,"계열분리가 이미 완료됐고 책임경영 체제가 확립된 상태에서 현대건설 유동성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정몽헌(MH)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현대건설에 대한 자금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형인 정몽구(MK)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을 만나려던 계획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또 회동이 이뤄져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현대자동차 고위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자금난 타개가 현대자동차의 지원여부에 달렸다''는 식으로 건설부실의 본질을 호도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주주들과 해외제휴선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고 확실한 입장표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MH측 기대=현대그룹 관계자는 "MH가 현대건설을 살리기 위해서는 일가 친척들의 지원이 불가피하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MK로부터 지원약속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전했다.
MH측은 MK측이 서산간척지 등의 매입에 적극 나서 주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산 땅의 일반매각을 전제로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5천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또는 자산담보부 채권 상당분을 MK측에서 매입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MH측은 MK측이 영농법인을 설립,지분을 출자하는 형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MK측 입장=현대자동차측은 "자동차회사가 농지인 서산땅을 살 경우 시장투자자들이 외면할 것"이라고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대주주인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동의를 얻기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또 MK의 사재출연과 관련,현대자동차측은 "개인지분(자동차의 경우 3.69%)과 한남동 자택뿐인데 지분을 팔 경우 경영권 방어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며 일축했다.
◆정주영 전 명예회장 자동차지분 향배=이런 상황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현대그룹측이 자금조달을 위해 팔기로 한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현대자동차 지분(2.69%·8백60억원 상당) 향방이다.
현대자동차측은 안정적인 지분 확보차원에서 인수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거꾸로 MH측에서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그룹측 관계자는 "시장에서 팔면 되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지만 정부와 채권단에서 이 지분을 현대자동차가 자사주펀드를 통해 매입하기를 권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시장 반응=미국계인 베인 앤 컴퍼니 컨설팅의 최진환 컨설턴트는 최근 "현대자동차의 지원은 부실의 짐을 나눠지는 것"이라며 "채무가 근거없이 늘어나는 것은 외국인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굿모닝증권의 손종원 연구위원도 "현재 증시에서 현대자동차의 지원여부는 이 회사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