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사 협력업체 지원 '겉돈다'

부도난 대우자동차와 퇴출 기업의 협력업체에 대한 정부 지원대책이 헛돌고 있다.

정부는 이들 협력업체에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대출금 상환기일도 연기해주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창구에선 먹혀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은행들이 이미 할인해준 대우차 발행 어음마저 협력업체에 되사갈 것을 요구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들의 할인어음 환매요구는 대우차 협력업체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애로다.

대우차 협력업체 모임인 협신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할인을 해줬다가 만기가 돌아와 협력업체에 환매를 요구한 건수는 지난 10일 현재 1백여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대우차 협력사인 A사의 경우 외환은행 여의도 지점으로부터 25억원어치의 어음 환매를 요구받았고 B사는 조흥은행 여의도지점에서 39억원어치의 대우차 어음을 되사갈 것을 통고받았다.

이외에도 한빛은행 한미은행 등 대부분의 은행들이 정부 지침에 아랑곳 않고 대우차 어음 환매를 요구하고 있다.

협신회 관계자는 "정부의 자제 촉구는 전혀 실효가 없다"며 "심지어 대우차 주거래은행인 산업은행도 협력업체에 어음 환매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협력업체는 은행들의 환매요구에 응하지 못하면 연 18%의 연체료를 부담해야 할 판이다.

게다가 정부가 추가 지원키로 한 긴급 경영안정자금 6백억원은 절차상 빨라야 내달초에나 지원이 가능해 부도위기에 몰린 협력업체엔 ''그림의 떡''이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퇴출사 협력업체를 위한 경영안정자금은 일단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예산을 편성해 승인받고 신청업체 등을 심사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20여일이 필요하다"고 실토했다.

이에 대해 동아건설 협력업체인 K건설은 "당장 숨이 넘어갈 처지인데 다 망한 다음에 자금이 지원되면 무슨 소용이 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퇴출사와 대우차의 1차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2,3차 협력업체들의 자금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피해 협력업체들은 정부가 대책만 발표해놓고 뒷짐을 지고 있을 게 아니라 실행여부를 적극적으로 챙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은행 창구지도를 해서라도 최소한 ''발표 따로,실행 따로''는 바로 잡아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병석·김동욱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