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분리...향후구도 관심집중..MH '그룹 연결고리 유지' 애착

현대그룹의 자구안과 관련,현대전자의 향후 경영구도에 재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있다.

현대그룹측이 15일 밝힌 현대전자 처리 방안은 계열분리. 매각 형태와 달리 ''느슨하나마'' 그룹과의 연결고리를 맺는 ''독립기업'' 구도로 가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전자의 창업주나 다름없는 정몽헌(MH) 회장의 애착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지분조정 방안도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요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MH의 ''입김''을 유지하는 범위내에서 짜여질 것이란 관측이다.MH(1.7%),상선(9.25%),중공업(7.01%) 지분을 모두 합쳐 3% 미만으로 낮추되 매각지분은 MH와 현 경영진에 우호적인 국제 컨소시엄에 양도한다는 계획이 일단 잡혀있다.

현대 관계자는 "한마디로 외자유치 형태의 계열분리로 현 박종섭 사장체제의 경영구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는 당초 전자 계열분리 일정을 2003년으로 잡았지만 1년 가량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설사 현대그룹측이 현대전자를 매각하고 싶어도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가격이 폭락해 제값을 받을 수 없을뿐더러 기업 규모가 워낙 크고 재무구조도 좋지 않아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전자는 일단 독립경영기틀을 다지는 것이 급선무라 보고 본격적인 자금 확보에 들어갔다.이 회사의 최고재무경영자(CFO)인 정창시 상무는 15일 "현대건설 사태로 촉발된 국내외 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내년말까지 총 3조5천억원의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전자가 구체적인 유동성 확보방안을 제시한 것은 총부채(9월말 현재 8조7천8백50억원)의 73%인 6조3천5백억원이 내년말까지 몰려있어 시장에서 현대건설 사태와 맞물려 부채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제시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가 내년 3월말까지 갚아야 할 채무는 회사채 1조7천5백42억원,금융권의 장기차입금 3천8백억원,LG반도체 인수대금중 일부인 2천억원 등 총 2조3천3백억원 가량이다.특히 회사채 발행이 원활치 않은데다 최근들어 금융구조조정을 앞두고 은행들이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을 맞추기 위해 수출 환어음(D/A) 네고를 꺼리면서 자금운용에 차질을 빚은 점도 전면적인 자금확보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문희수·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