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시대] (223) 제2부 : IMF시대 <7> 대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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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홍상화
황무석은 염라대왕에게 계속 애원했다.결정적인 순간이 다가왔음을 그는 직감했다.
"어르신은 세상 사람들처럼 ''양심''을 겁낼 필요가 없잖소.
어르신은 뇌물을 받은 세상 사람처럼 잃어버릴 ''영혼''이 없잖소.2백만달러라고 했소.빳빳한 그린 백이 2백만달러요.
세상 사람들은 ''양심''과 ''영혼''까지도 그것과 기꺼이 바꾸겠지만 어르신은 ''양심''과 ''영혼'' 아무것도 없잖소.
어르신은 그것이 없으니 얼마나 자유스럽소.…''양심''은 현재의 ''위선''이고 영혼은 미래의 ''탄압''이오"
노인의 표정이 갑자기 노여움으로 변하였다.
황무석은 노인도 양심과 영혼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자신이 치명적인 실언을 했는지도 몰랐다.
그는 더이상의 설득은 포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2백만달러의 현금 뭉치를 직접 보면 노인의 마음도 흔들리리라고 자신했다.
노인의 모습이 그에게서 멀어지는 순간 공중에 떠 있던 그의 몸이 그대로 땅위로 내려앉았다.
그는 슬그머니 눈을 떴다.
그의 눈앞에 희미한 윤곽을 드러낸 것은 진성호의 잘생긴 얼굴이었다.
그리고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두 마리의 개를 묶은 끈을 진성호가 잡고 있었고 개들은 그를 향해 금세 달려들어 갈기갈기 물어뜯을 기세였다.
"황무석,지금 내가 이 끈을 놓으면 당신의 육체는 금방 개밥이 되고 말아.
그러니 누가 아내를 죽였는지 빨리 대는 게 좋을 거야"
진성호가 개끈을 느슨하게 하며 협박했다.
황무석은 입을 열려고 했으나 평생 동안 자기 말만 충실히 들었던 입이 그리고 자신을 위해 무슨 말이라도 지껄였던 입이 생전 처음으로 그의 명령을 거부했다.
왼쪽 입술만 조금 움직이는 듯했으나 말을 만들기에는 이미 능력을 상실한 듯했다.
왼팔을 움직여보았다.
움직이는 듯했다.
오른팔을 움직여보았다.
아무런 느낌이 오지 않았다.
그 순간 황무석은 자신의 육체 오른쪽이 마비되었음을 알았다.
그는 왼손을 들어 자신의 머리를 가리켰다.
진성호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황무석이 왼손으로 다시 자신의 머리를 쳤다.
왼쪽 입술 쪽을 움직여 ''터졌어''라는 말을 하려고 애쓰며 왼손을 오므렸다 폈다 했다.
진성호가 자신의 오른팔을 들었다 놓았다.
그런 다음 페어웨이 가로 뛰어가 두 마리의 개를 그곳 나무에 묶어놓고는 다시 황무석이 있는 곳으로 왔다.
진성호가 상체를 숙여 그의 입을 황무석의 귀에다 댔다.
황무석이 자신의 머리 왼쪽을 가리키며 ''터졌어''라고 한쪽 입술로 힘들게 말했다.
"뭐라구? 터졌다구? 그럼 뇌졸중이야?"
진성호가 상체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황무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성호는 그를 두 팔로 들어올려 등에 업었다.
그리고는 네번째 홀 그린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황무석은 다섯번째 홀 다음에 있는 간이식당인 ''그늘집''으로 진성호가 가고 있음을 알았다.
그곳에 전화가 있었다.
다섯번째 홀의 페어웨이를 뛰면서 진성호는 가쁜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그러나 진성호의 등에 업힌 황무석은 조금도 불안하지 않았다.
진성호는 온 힘을 다해 뛸 것이다.
현재 자신의 육체를 맡길 최선의 사람은 진성호다.목적 달성을 향한 그의 집념이 얼마나 강한지 황무석은 잘 알고 있었다.
현재 진성호의 유일한 목적은 황무석 자신을 살려 과거 죄과를 응징하려 할 것임이 분명했다.
황무석은 염라대왕에게 계속 애원했다.결정적인 순간이 다가왔음을 그는 직감했다.
"어르신은 세상 사람들처럼 ''양심''을 겁낼 필요가 없잖소.
어르신은 뇌물을 받은 세상 사람처럼 잃어버릴 ''영혼''이 없잖소.2백만달러라고 했소.빳빳한 그린 백이 2백만달러요.
세상 사람들은 ''양심''과 ''영혼''까지도 그것과 기꺼이 바꾸겠지만 어르신은 ''양심''과 ''영혼'' 아무것도 없잖소.
어르신은 그것이 없으니 얼마나 자유스럽소.…''양심''은 현재의 ''위선''이고 영혼은 미래의 ''탄압''이오"
노인의 표정이 갑자기 노여움으로 변하였다.
황무석은 노인도 양심과 영혼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자신이 치명적인 실언을 했는지도 몰랐다.
그는 더이상의 설득은 포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2백만달러의 현금 뭉치를 직접 보면 노인의 마음도 흔들리리라고 자신했다.
노인의 모습이 그에게서 멀어지는 순간 공중에 떠 있던 그의 몸이 그대로 땅위로 내려앉았다.
그는 슬그머니 눈을 떴다.
그의 눈앞에 희미한 윤곽을 드러낸 것은 진성호의 잘생긴 얼굴이었다.
그리고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두 마리의 개를 묶은 끈을 진성호가 잡고 있었고 개들은 그를 향해 금세 달려들어 갈기갈기 물어뜯을 기세였다.
"황무석,지금 내가 이 끈을 놓으면 당신의 육체는 금방 개밥이 되고 말아.
그러니 누가 아내를 죽였는지 빨리 대는 게 좋을 거야"
진성호가 개끈을 느슨하게 하며 협박했다.
황무석은 입을 열려고 했으나 평생 동안 자기 말만 충실히 들었던 입이 그리고 자신을 위해 무슨 말이라도 지껄였던 입이 생전 처음으로 그의 명령을 거부했다.
왼쪽 입술만 조금 움직이는 듯했으나 말을 만들기에는 이미 능력을 상실한 듯했다.
왼팔을 움직여보았다.
움직이는 듯했다.
오른팔을 움직여보았다.
아무런 느낌이 오지 않았다.
그 순간 황무석은 자신의 육체 오른쪽이 마비되었음을 알았다.
그는 왼손을 들어 자신의 머리를 가리켰다.
진성호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황무석이 왼손으로 다시 자신의 머리를 쳤다.
왼쪽 입술 쪽을 움직여 ''터졌어''라는 말을 하려고 애쓰며 왼손을 오므렸다 폈다 했다.
진성호가 자신의 오른팔을 들었다 놓았다.
그런 다음 페어웨이 가로 뛰어가 두 마리의 개를 그곳 나무에 묶어놓고는 다시 황무석이 있는 곳으로 왔다.
진성호가 상체를 숙여 그의 입을 황무석의 귀에다 댔다.
황무석이 자신의 머리 왼쪽을 가리키며 ''터졌어''라고 한쪽 입술로 힘들게 말했다.
"뭐라구? 터졌다구? 그럼 뇌졸중이야?"
진성호가 상체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황무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성호는 그를 두 팔로 들어올려 등에 업었다.
그리고는 네번째 홀 그린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황무석은 다섯번째 홀 다음에 있는 간이식당인 ''그늘집''으로 진성호가 가고 있음을 알았다.
그곳에 전화가 있었다.
다섯번째 홀의 페어웨이를 뛰면서 진성호는 가쁜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그러나 진성호의 등에 업힌 황무석은 조금도 불안하지 않았다.
진성호는 온 힘을 다해 뛸 것이다.
현재 자신의 육체를 맡길 최선의 사람은 진성호다.목적 달성을 향한 그의 집념이 얼마나 강한지 황무석은 잘 알고 있었다.
현재 진성호의 유일한 목적은 황무석 자신을 살려 과거 죄과를 응징하려 할 것임이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