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공개입찰 '각광'..최저가 있어 헐값매각 방지

은행들의 부실채권 처리방법으로 ''공개경쟁입찰''방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동안은 주로 수의계약이나 자산담보부증권(ABS)발행을 통해 부실채권을 처리했으나 최근엔 공개경쟁입찰로 처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은행은 지난 17일 4천2백억원의 부실채권을 GE캐피탈-메릴린치 컨소시엄과 론스타에 매각했다.

낙찰가격은 약 2천5백억원(60%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내 금융기관이 매각한 부실채권중 가장 높은 가격대이다. 지난 8월에는 외환은행이 공개입찰을 통해 4천8백2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조흥은행도 오는 30일 8천억원의 부실채권을 공개입찰방식으로 매각한다.

이처럼 공개입찰 방식이 확산되는 것은 수의계약이나 자산담보부증권(ABS)발행 등 다른 방식보다 몇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가격결정에서 유리하다.

특히 매각은행 입장에선 최저입찰가격을 결정해 헐값매각을 예방할 수 있다.

매각 절차가 간편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수의계약을 할 경우에는 자산실사를 한 뒤 가격을 협상하기때문에 최종 계약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조흥은행의 경우 지난 5월 서버러스에 1조5천억원의 부실채권을 매각키로 양해각서를 맺었지만 아직 최종 계약을 맺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공개입찰방식에서도 해외투자기관의 횡포라는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8월 외환은행의 부실채권 공개매각때 미국의 랜드리스-살로먼스미스바니 컨소시엄은 2천7백68억원(낙찰률 57.6%)을 써내 낙찰자로 선정됐는데 최근 재협상을 요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개입찰로 낙찰자로 결정된 후에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상도의에서 어긋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