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환율 급등] 외국인 증시이탈 우려 .. '경제파장'

우리경제가 환율폭등(원화가치 급락) 쇼크를 받고 있다.

21일 주식시장은 근로자주식저축 도입이라는 호재를 비웃기라도 하듯 환율그래프만 바라보며 고꾸라졌다.금리는 급등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 전체가 불안기류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 증시의 ''1대주주''인 외국인들이 환차손을 견디지 못해 주식투자자금을 일시에 빼낼 경우 우리 경제가 강한 충격을 받아 위기에 빠질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 외국인 증시자금 이탈 촉각 =SK증권은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1천1백40원대를 넘어설 경우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현대증권은 "올들어 외국인들이 10조9천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하는 사이 평균환율은 1천1백20원이었다"면서 "외국인들은 지금도 막대한 환차손을 입고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이 급등추세를 이어갈 경우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재정경제부 산하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7월에 내놓은 보고서에서 외국인이 보유주식의 20%를 매각할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11.05% 하락하고 환율은 48%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이는 환율상승→외국인 증시이탈→환율 급등이라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경고다.

◆ 외환거래 전면자유화도 불안요인 =정부 관계자는 "외환거래 자유화가 무리없이 정착되려면 제도시행 2∼3개월 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환율불안이 진정되지 않은채 내년 1월1일 외환거래가 전면자유화 될 경우 국내 자금이 해외로 도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제2의 외환위기는 없다"고 자신하는 근거인 ''외환보유액 9백억달러''는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선이 아니라는 게 국제금융센터의 분석이다.

◆ 수출경쟁력 제고 크지 않고 물가상승압력 받는다 =수입은 줄고 수출은 늘어나 경상수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수출가격경쟁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효과는 기대보다 크지 않다.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와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등의 환율이 동반상승했기 때문이다.

미 달러에 대한 일본 엔화 환율은 지난 20일 현재 작년 말보다 6.4% 상승했고 대만달러는 3.0% 올랐다.

인도네시아는 24.9% 상승했다.

반면 외자를 많이 도입한 기업들은 막대한 환차손을 입을 수밖에 없다.

결국 환율상승으로 인한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환율상승은 또 수입물가를 끌어올린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만큼 국내 물가에 강한 상승압력이 형성된다.가뜩이나 위축돼 있는 소비심리를 더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