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시대] (224) 제2부 : IMF시대 <7> 대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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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홍상화
"제발 포기하지 마.당신은 결코 포기할 인간이 아니잖아"진성호가 뛰는 도중 가쁜 숨을 내쉬며 등에 업힌 황무석에게 소리쳤다.
"살아남아서 당신은 정당한 벌을 받아야 해"
''나는 살아남을 것이고 진성호 너는 괴로워서 죽고 싶을 거야.네 아이의 엄마가 살인자라는 사실을 알면 너도 감당하기 힘들걸'' 황무석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황무석.아들한테 부끄러웠던 적 없어? 훌륭한 아들을 두었다면서….당신 같은 잡놈한테 그런 아들이 있다니 우리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봐야지?"
진성호가 뛰면서 더 가파른 숨소리 속에 빈정대며 말했다.''희망? 인간은 결국 똑같아져.풍요로움 속의 이상은 위선이야.풍요로움이 욕망을 페인트칠하면 이상으로 둔갑하지.인간은 물고 물어뜯기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야 돼''
황무석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다섯번째 홀 그린을 지나 ''그늘집''에 도착했다.진성호는 황무석을 업은 채 한 손으로 그늘집 문을 열려고 했으나 잠겨 있었다.
그는 한순간의 주저도 없이 어깨로 문을 힘껏 받았다.
문이 열렸다.
그는 곧장 카운터로 가 전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지금 황무석 사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어요.119로 빨리 연락하고 다섯번째 홀 그늘집으로 즉시 차를 보내요"
진성호가 다급히 말했다.
그는 그곳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작업차도가 있는 곳으로 갔다.
차도 옆에 황무석을 내려놓고 똑바로 눕힌 다음 윗저고리를 벗어 황무석의 머리를 받쳤다.
진성호는 누워 있는 황무석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황무석 당신이 아내를 죽인 거 맞지?"
황무석이 고개를 저었다.
"그럼 혹시 누가 죽였는지 알고 있나?"
황무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갤로퍼'' 지프차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지프차가 그들이 있는 곳 옆에 섰다.
운전자가 나와 지프차 뒷문을 열고 진성호와 함께 황무석을 조심스럽게 들어 뉘었다.
뒷문이 닫히기 전 황무석이 왼손으로 자신의 귀와 입을 가리켰다.
황무석이 한쪽밖에 움직이지 않는 입술로,"이…미…지…가 살인…자야" 라고 말했다.
진성호가 더 가까이 그의 귀를 황무석의 입에 갖다댔다.
황무석이 방금 한 말을 힘들게 반복했다.
"뭐라고? 누가 살인자라고?"
진성호가 입을 황무석의 귀에 댄 채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지…!"
"뭐라고?"
진성호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 모습이 황무석의 눈에 잡혔다.
황무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성호의 놀라는 표정을 보니 몹시 달콤하였다.
황무석은 미소지어 보였다.
가능하면 그것이 진성호에게 달콤한 미소로 비쳐졌기를 바랐다.
극한 상황에서도 궁극적으로 자신이 승리자임을 진성호가 알았으면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그래야만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자의 운명이 황무석 자신의 입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진성호가 깨달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황무석 자신을 주가조작이나 자동차 사고건으로 몰아붙일 생각을 아예 진성호는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제발 포기하지 마.당신은 결코 포기할 인간이 아니잖아"진성호가 뛰는 도중 가쁜 숨을 내쉬며 등에 업힌 황무석에게 소리쳤다.
"살아남아서 당신은 정당한 벌을 받아야 해"
''나는 살아남을 것이고 진성호 너는 괴로워서 죽고 싶을 거야.네 아이의 엄마가 살인자라는 사실을 알면 너도 감당하기 힘들걸'' 황무석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황무석.아들한테 부끄러웠던 적 없어? 훌륭한 아들을 두었다면서….당신 같은 잡놈한테 그런 아들이 있다니 우리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봐야지?"
진성호가 뛰면서 더 가파른 숨소리 속에 빈정대며 말했다.''희망? 인간은 결국 똑같아져.풍요로움 속의 이상은 위선이야.풍요로움이 욕망을 페인트칠하면 이상으로 둔갑하지.인간은 물고 물어뜯기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야 돼''
황무석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다섯번째 홀 그린을 지나 ''그늘집''에 도착했다.진성호는 황무석을 업은 채 한 손으로 그늘집 문을 열려고 했으나 잠겨 있었다.
그는 한순간의 주저도 없이 어깨로 문을 힘껏 받았다.
문이 열렸다.
그는 곧장 카운터로 가 전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지금 황무석 사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어요.119로 빨리 연락하고 다섯번째 홀 그늘집으로 즉시 차를 보내요"
진성호가 다급히 말했다.
그는 그곳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작업차도가 있는 곳으로 갔다.
차도 옆에 황무석을 내려놓고 똑바로 눕힌 다음 윗저고리를 벗어 황무석의 머리를 받쳤다.
진성호는 누워 있는 황무석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황무석 당신이 아내를 죽인 거 맞지?"
황무석이 고개를 저었다.
"그럼 혹시 누가 죽였는지 알고 있나?"
황무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갤로퍼'' 지프차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지프차가 그들이 있는 곳 옆에 섰다.
운전자가 나와 지프차 뒷문을 열고 진성호와 함께 황무석을 조심스럽게 들어 뉘었다.
뒷문이 닫히기 전 황무석이 왼손으로 자신의 귀와 입을 가리켰다.
황무석이 한쪽밖에 움직이지 않는 입술로,"이…미…지…가 살인…자야" 라고 말했다.
진성호가 더 가까이 그의 귀를 황무석의 입에 갖다댔다.
황무석이 방금 한 말을 힘들게 반복했다.
"뭐라고? 누가 살인자라고?"
진성호가 입을 황무석의 귀에 댄 채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지…!"
"뭐라고?"
진성호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 모습이 황무석의 눈에 잡혔다.
황무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성호의 놀라는 표정을 보니 몹시 달콤하였다.
황무석은 미소지어 보였다.
가능하면 그것이 진성호에게 달콤한 미소로 비쳐졌기를 바랐다.
극한 상황에서도 궁극적으로 자신이 승리자임을 진성호가 알았으면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그래야만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자의 운명이 황무석 자신의 입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진성호가 깨달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황무석 자신을 주가조작이나 자동차 사고건으로 몰아붙일 생각을 아예 진성호는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