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물질 구조규명 과기원 유룡교수 논문, 네이처誌 커버 장식

나노 물질의 구조를 밝혀 관련 응용기술 발전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국내 과학자의 논문이 세계적 과학전문지인 네이처에 커버스토리로 소개된다.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유룡 교수팀은 나노다공성 실리카 물질을 결정형태로 합성,구조를 영상화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23일자 네이처에 발표한다고 밝혔다.이제까지 네이처에 30여편 정도의 국내 과학자 논문이 발표됐지만 커버스토리로 비중있게 소개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리카는 머리카락 수천분의1 굵기의 나노터널이 규칙적으로 뚫려있는 물질로 터널직경을 일정하게 조절할 수 있어 생체분자 분리,나노물질 합성 등에 활용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돼 왔다.

유 교수는 "실리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 왔지만 명확하게 구조를 파악할 수 없어 관련 기술개발에 한계가 있었다"며 "2년 동안의 연구 끝에 실리카를 구조측정에 적합한 단결정 형태로 합성한 뒤 전자회절기법으로 구조를 영상화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나노다공성 실리카는 터널크기에 알맞은 화학물질만을 선택적으로 수용할 수 있어 단백질 효소등을 분리하는 촉매 흡착제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합성된 나노물질은 현재보다 기억용량이 수천배 이상이며 연산속도가 10만배 이상 빠른 컴퓨터칩과 초미세 소자를 만드는데 이용된다.

이번 연구는 일본 도호쿠 대학의 테라사키 교수팀,미국 UC 샌타바버라의 스터키 교수팀과 공동으로 수행됐으며 테라사키 교수는 네이처 발표 논문에서 유 교수와 함께 주요저자로 소개된다.유룡 교수팀은 현재 다양한 구조의 나노다공성 실리카를 거푸집으로 이용해 여러 종류의 탄소 및 금속 나노 신물질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송대섭 기자dss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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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다공성 실리카=모래의 주성분인 실리콘 원자와 산소 원자가 1대2의 비율로 결합돼 이뤄진 투명한 고체.

합성세제의 주요성분인 계면활성제 분자와 반응시키면 머리카락 수천분의 일 정도 굵기의 미세한 튜브나 공을 규칙적으로 쌓아올린 형태로 합성된다.이러한 구조물 속에는 직경 2~30나노미터(1나노미터=10억분의1미터)정도의 미세한 나노터널이 무수히 연결돼 있다.

터널의 직경은 합성 조건에 따라 일정하게 조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