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9.2% 성장...소비 감소] '소비둔화 전문가 의견'

3.4분기 민간소비가 2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전분기 대비)함에 따라 일본이 겪었던 장기불황의 예고편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2차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소비심리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도 많아 장기불황 전조여부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LG경제연구원 오문석 연구위원은 "최근 소비감소 폭은 가계소득 감소분보다 크다"며 "이는 향후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위원은 "외환위기가 극복된 뒤 가계 소득이 늘고 주가가 올랐을 때도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는 늘었지만 비내구재 소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소비침체에 의해 경기가 하강할 경우에는 회복기간이 오래 걸리는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경향"이라며 장기불황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소비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다시 갖게 하려면 구조조정을 과감하고 착실하게 추진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 홍기석 박사는 "수요에 의한 경기변동은 단기적 현상이며 장기적인 불황은 공급 감소에서 나온다"며 장기불황의 가능성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한국경제연구원 남광희 박사도 "소비 침체로 불황이 장기화되리라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며 "최근에는 소비와 경기가 거의 같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면 소비도 바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삼성경제연구소 최숙희 박사는 "보통 소비는 경기보다 늦게 움직이며 변동폭도 작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실물경제가 둔화되는 것보다 더 빨리 큰 폭으로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소비감소는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2차 구조조정의 성과가 가시화되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소비심리도 되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