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쇼크'로 '혼수상태' .. 508종목 하락...연중 최저치 추락

코스닥시장이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다.

23일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하한가로 주식을 내던지는등 투매현상까지 나타났다. 한화증권의 시황팀 관계자는 "거래소시장이 소폭 하락에 그친 것과 달리 코스닥시장에는 공포 분위기가 형성돼 개미투자자들의 뇌동매매가 많았다"고 전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4.30포인트가 떨어진 72.83에 마감됐다.

6일째 하락이다. 벤처지수도 144.19로 12.82포인트 빠졌다.

한경코스닥지수는 1.94포인트 떨어진 29.14를 나타냈다.

내린종목수는 하한가 1백75개를 포함해 5백8개에 달했다. 하락종목이 5백개를 넘은 것은 9월 17일과 18일에 이어 코스닥개장후 세번째다.

오른종목은 상한가 22개를 포함해 64개에 불과했다.

최근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덩치 큰 대형주는 물론 대안 종목으로 등장했던 자본금이 적은 소형주까지 급락해 투자심리를 흉흉하게 만들었다. 종목별로 새롬기술이 하한가까지 떨어진 것을 비롯 다음커뮤니케이션 한글과컴퓨터등 이른바 "인터넷3인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또 네오위즈 핸디소프트등 다른 인터넷관련주들도 동반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은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자 밑도 끝도 없는 자금 관련 악성 루머들도 나돌아 또 다시 개인투자자들에 공포감을 주는 등악순환이 계속됐다.

기관과 외국인이 장후반 "쌍끌이 매수"에 나섰으나 시장분위기를 돌려놓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코스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38억원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삼성증권 손범규연구원은 "환율급등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매물량이 나왔다"고 밝혔다.

LG투자증권의 황성민 대리는 "코스닥의 경우 증권거래소 시장과 달리 개인투자자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공포감을 느끼면 시장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투자가들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어 외부충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스닥엔 주가선물거래시장이 급락국면에서 완충역할을 하는 프로그램 매수도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투자심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코스닥의 속성상 환율악재의 충격으로 주가 변동폭이 당분간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