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금고' 대주주에 불법대출 파문] 벤처 私금고.."제2정현준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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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금고 불법대출은 벤처기업인으로 불리는 젊은 사업가가 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한 후 이를 사(私)금고처럼 이용했다는 점에서 정현준 사건과 닮은 꼴이다.
MCI코리아의 진승현 대표는 작년 8월 열린금고를 인수한후 수시로 돈을 꺼내 썼고 이 자금을 기업인수와 코스닥 주식투자 등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여기에는 어김없이 대신 대출받는 일명 "바지저고리"로 불리는 관계사들이 동원됐다.
금감원은 진 대표가 열린금고를 자금조달처뿐 아니라 자금추적을 피하기 위한 자금세탁에도 이용한 사실 등 10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차명계좌를 통한 빈번한 우회대출 =금감원은 동방금고 사건이 다소 해소된 지난 8일부터 열린금고에 대한 정밀검사에 착수했다.검사결과 열린금고는 자기자본의 2백47%에 달하는 3백77억원을 불법대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동일인 여신한도인 34억원을 21억원이나 넘는 55억원을 취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열린금고가 전 임원들이 나가 있는 3~4개의 회사에 무담보 대출을 해줬고 이 자금이 MCI코리아에 흘러간 사실을 수표추적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MCI코리아측은 "열린금고의 일부 임원이 금융사고를 잃으킨 것이지 MCI에 부당여신 취급을 한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열린금고의 출자자 대출은 이전부터 관행처럼 이뤄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금감원은 작년 8월 한달동안 이 회사가 관계사인 시그마창업투자를 통해 3백37억5천만원을 대주주인 에이스캐피탈(현 MCI코리아)에 부당 대출한 사실을 적발했다.금감원은 당시 대출금을 회수토록 하고 임원 4명을 문책조치했다.
열린금고는 또 금감원 검사가 끝난지 닷새만에 다시 H은행 특정금전신탁에 5백50억원을 예치한 후 이 자금을 시그마창업투자에 콜론으로 제공하는 변칙을 저질렀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3월 종합검사에서 다시 적발돼 손성호 대표이사와 남궁정 감사가 면직 조치되고 임원 5명이 문책조치를 당했다.
MCI코리아는 이외에도 지난 6월 이머징창투 보유주식 18억원어치를 열린금고에 넘긴후 이를 1백16억원에 한스종금에 매각, 열린금고에 98억원의 투자수익을 주도록 장부를 조작하기도 했다.
열린금고는 이로써 BIS 비율을 4.8%로 높여 적기시정조치를 피할 수 있었다.
열린금고 뿐인가 =김중회 비은행검사1국장은 "열린금고 외에도 9개 금고에 대해 검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회사를 거명하지는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들은 "벤처기업인이 대주주인 금고가 모두 출자자 대출을 일삼는 것은 아니다"며 이번 사건이 업계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를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벤처기업들의 금고 자회사를 통한 불법대출 행위를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은행검사1국 관계자는 "출자자 대출이 적발됐더라도 이를 상환했을 경우에는 사실상 임직원을 면직조치하는 정도 이상의 제재가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MCI코리아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
실제로 금감원은 열린금고가 지난해 2차례나 불법대출을 한 것을 적발하고도 임직원 면직차원에서 마무리했다.
일부 금고업계 관계자들은 "열린금고에 영업정지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유사한 불법행위의 재발을 방조한 셈"이라며 "불량금고는 시장에서 솎아내는 것이 업계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이 때문에 금감원은 내년초 상호신용금고법을 개정해 출자자 대출로 3번 걸린 금고는 즉시 영업정지시키는 ''3진아웃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
MCI코리아의 진승현 대표는 작년 8월 열린금고를 인수한후 수시로 돈을 꺼내 썼고 이 자금을 기업인수와 코스닥 주식투자 등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여기에는 어김없이 대신 대출받는 일명 "바지저고리"로 불리는 관계사들이 동원됐다.
금감원은 진 대표가 열린금고를 자금조달처뿐 아니라 자금추적을 피하기 위한 자금세탁에도 이용한 사실 등 10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차명계좌를 통한 빈번한 우회대출 =금감원은 동방금고 사건이 다소 해소된 지난 8일부터 열린금고에 대한 정밀검사에 착수했다.검사결과 열린금고는 자기자본의 2백47%에 달하는 3백77억원을 불법대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동일인 여신한도인 34억원을 21억원이나 넘는 55억원을 취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열린금고가 전 임원들이 나가 있는 3~4개의 회사에 무담보 대출을 해줬고 이 자금이 MCI코리아에 흘러간 사실을 수표추적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MCI코리아측은 "열린금고의 일부 임원이 금융사고를 잃으킨 것이지 MCI에 부당여신 취급을 한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열린금고의 출자자 대출은 이전부터 관행처럼 이뤄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금감원은 작년 8월 한달동안 이 회사가 관계사인 시그마창업투자를 통해 3백37억5천만원을 대주주인 에이스캐피탈(현 MCI코리아)에 부당 대출한 사실을 적발했다.금감원은 당시 대출금을 회수토록 하고 임원 4명을 문책조치했다.
열린금고는 또 금감원 검사가 끝난지 닷새만에 다시 H은행 특정금전신탁에 5백50억원을 예치한 후 이 자금을 시그마창업투자에 콜론으로 제공하는 변칙을 저질렀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3월 종합검사에서 다시 적발돼 손성호 대표이사와 남궁정 감사가 면직 조치되고 임원 5명이 문책조치를 당했다.
MCI코리아는 이외에도 지난 6월 이머징창투 보유주식 18억원어치를 열린금고에 넘긴후 이를 1백16억원에 한스종금에 매각, 열린금고에 98억원의 투자수익을 주도록 장부를 조작하기도 했다.
열린금고는 이로써 BIS 비율을 4.8%로 높여 적기시정조치를 피할 수 있었다.
열린금고 뿐인가 =김중회 비은행검사1국장은 "열린금고 외에도 9개 금고에 대해 검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회사를 거명하지는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들은 "벤처기업인이 대주주인 금고가 모두 출자자 대출을 일삼는 것은 아니다"며 이번 사건이 업계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를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벤처기업들의 금고 자회사를 통한 불법대출 행위를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은행검사1국 관계자는 "출자자 대출이 적발됐더라도 이를 상환했을 경우에는 사실상 임직원을 면직조치하는 정도 이상의 제재가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MCI코리아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
실제로 금감원은 열린금고가 지난해 2차례나 불법대출을 한 것을 적발하고도 임직원 면직차원에서 마무리했다.
일부 금고업계 관계자들은 "열린금고에 영업정지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유사한 불법행위의 재발을 방조한 셈"이라며 "불량금고는 시장에서 솎아내는 것이 업계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이 때문에 금감원은 내년초 상호신용금고법을 개정해 출자자 대출로 3번 걸린 금고는 즉시 영업정지시키는 ''3진아웃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