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통신] 요절복통 '머리 얹기'

이번주는 ''머리 얹으러 오신 분'' 이야기입니다.

''머리 얹는다''는 원래 처녀를 시집보낸다는 뜻인데 골퍼들 사이에서는 처음으로 라운드를 한다는 뜻으로 통하죠.주인공은 약간 작은 키에 다부진 체격과 선량한 인상을 소유하고 계신 분입니다.

동반자는 프로 1명과 ''싱글'' 2명이었죠.

첫 홀에서 손님들과 상견례를 한 후 주인공 아저씨가 고백을 하더군요."언니.나 머리 얹으러 왔어.잘 부탁해"

이후 티오프를 기다리고 있는데 주인공이 티잉그라운드에 있는 까치 두 마리를 보고 묻더군요.

레이크사이드에는 하얀색 까치녀석 두 마리가 티잉그라운드를 지키고 있습니다."언니,저게 뭐야"

이때 옆에 계시던 프로님이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셨죠.

"저곳에서 티샷을 하는 겁니다.경계선을 넘어 티를 꽂고 샷을 하면 2벌타를 받습니다.

초보시니까 걸음을 최대한 빨리 해주셔야 뒷팀에 지장이 없고요.

그린에 올라가면 볼 뒤에 마크를 하고 볼을 집으셔야 합니다"

정말 괜찮은 프로가 옆에 있어서 마음이 놓이더군요.

그런데 주인공의 무지는 정말 아무도 못 말립니다.

동아웃코스 8번홀에서 왼쪽 그린을 쓰고 있었는데 주인공은 오른쪽그린에 볼을 올렸습니다.

주인공이 깜짝 놀라며 "저럴 땐 어떻게 하는 거야" 그러자 한 동반자가 "저건 ''처가''라고 하는 거야"하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주인공 아저씨가 무슨 말인지 몰라 어리둥절하길래 "제가 피칭 드릴테니까.꺼내 놓고 치세요"라고 했지요.

그리고 그린까지 왔는데 주인공이 그린에서 어프로치샷을 하려고 하잖아요.

"앗,거기에서 치면 안돼요.꺼내 놓고 치세요"했더니만 주인공이 저를 이상한 눈초리로 보더군요.

때마침 동반자들도 "꺼내 놓고 치세요"라고 재촉하니까 주인공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글쎄 허리띠를 풀려는 시늉을 하더라고요.힘들기도 하고 재밌기도 한 하루였지만 초보 손님들에게 더 잘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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