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메이커] 국정원 활동제한에 반발 '황장엽 前북한노동당 비서'

자신을 보호해온 국가정보원의 활동제한 조치에 반발,파문을 일으킨 황장엽(77) 전 북한노동당 비서의 거취가 관심거리다.

국정원측은 황씨에 대한 특별관리를 일반관리로 전환하겠다며 국정원내 ''안전가옥''에서 나가달라고 요청한 반면 황씨는 "안가에 계속 머물고 싶다"고 밝혔기 때문이다.국정원과 황씨의 이같은 갈등은 황씨가 탈북한 지난 97년초와는 엄청나게 바뀐 남북관계의 환경과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현격한 견해 차이에서 비롯된 것.탈북 당시엔 황씨의 ''북한체제 붕괴론''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으나 남북정상회담 이후엔 이같은 황씨의 주장은 정부측을 부담스럽게 만들었다.

정부가 황씨의 ''입''을 막고 외부접촉을 차단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정원측도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의 존재가치를 부정하거나 지나치게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인정했다.황씨가 처음에는 이같은 요청에 자중했으나 최근 대북정책에 대한 시비가 일어나는 것을 계기로 북한 민주화 및 붕괴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반발했다는 게 국정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황씨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한 적이 없으며 민간차원의 대북사업에 참가하는 자유마저 제한하는 것은 우리의 존재 가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굶주리는 북한 주민을 돕는 것은 잘하는 일이지만 북한의 대남적화전략이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력증강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이런 갈등 속에서 황씨는 27일 김영삼 전 대통령과 만난다.

김 전 대통령은 "황씨를 만나 충분한 이야기를 듣되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대화내용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황씨가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