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만은 막자"...노사 대타협..대우차 구조조정案 합의 배경.전망

법원이 대우자동차 법정관리 개시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구조조정 합의서"에 노사가 도장을 찍음에 따라 대우자동차의 정상가동 및 매각협상에 파란불이 켜졌다.

양측의 이번 합의는 대우자동차의 목줄을 쥐고 있는 법원이 동의서 제출 시한을 28일로 못박음에 따라 노조가 "청산"이라는 최악을 상황을 면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노사 양측은 원칙에만 합의했을뿐 구조조정의 시기와 방식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협상여지를 남겨놓고 있어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법정관리와 자금지원 재개=대우자동차는 일단 채권단에 요청해 놓은 6천5백30억원의 자금이 조기 지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평공장 가동을 위한 운영자금 11월 3천5백억원,12월 1천30억원과 인력조정에 따른 퇴직금 및 체불임금 등 2천억원이다.채권단도 노조의 구조조정 동의서가 확보되면 자금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어 법원의 법정관리 개시결정 이전이라도 자금이 지원될 수 있을 것으로 대우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대우가 기대하고 있는 만큼의 충분한 자금이 지원될지는 미지수다.

다음 수순은 법정관리 및 구조조정의 실시다.이윤승 인천지법 민사 11부 부장판사는 "노사가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만큼 법정관리 결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해 법정관리 개시결정을 내릴 것임을 시사했다.

법정관리가 개시되면 곧장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회사측은 당초 인력부문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12월1일부터 시작한다는 내용을 합의문에 담자고 요구했는데 이는 인천지법이 생각하고 있는 법정관리 개시 예정일과 비슷하다.현재 회사측은 아더앤더슨컨설팅의 용역결과를 토대로 사실상 구조조정계획을 확정해 놓은 상태다.

회사측은 인력조정을 위해 채권단에 특별 자금지원을 요청해 두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GM의 입장표명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조조정의 속도와 노조의 저항강도 등에 따라 GM은 협상의 완급을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구조조정 및 정상가동의 난제들=노사 양측의 이번 합의는 원론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시행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쟁점은 역시 인력조정이다.

현재 아더앤더슨은 4천∼6천명 가량을 감축해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이종대 회장은 지난 22일 4차 노사협의에서 4천명선의 인력감축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를 사실상 부평공장을 폐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협력업체의 연쇄부도를 막는 문제도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어음할인 약속이 제대로 이행돼야 하지만 사실상 금융기관 일선 창구에서는 할인된 어음에 대해 환매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대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따라서 정부의 강력한 정책집행과 은행권의 지원이 없으면 협력업체의 회생은 어렵게 되고 대우자동차의 정상화는 요원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