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영] '누리텔레콤 조송만 사장' .. "직원이 회사기둥"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누리텔레콤의 조송만(42)사장.그는 업계에서 "사람"욕심이 많은 CEO(최고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조 사장도 주위의 이런 평가를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운이 좋아 성공한 케이스"라며 자신을 낮추는 대신 "능력있는 직원들이 부족한 점이 많은 사장을 도와 회사를 이 만큼 키웠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직원 자랑을 늘어놓는다.

인재에 대한 조 사장의 열망은 남다르다.

중국의 유비가 제갈 양을 얻기 위해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았듯 그는 실력있는 기술자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고 직원을 지키는데 체면을 내세우지 않는다. 더 나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그는 면접을 직접 본다.

기술자들이 입사 의사를 밝혀오면 하던 일도 미루고 인터뷰 시간을 잡는다.

"벤처기업의 자산은 결국 사람이고 사장의 가장 큰 역할은 좋은 인력을 뽑아 이들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인재에 대한 욕심이 특별한 만큼 그의 채용 기준은 좀 색다르다.

조 사장은 실력만 있으면 학벌이나 나이를 크게 따지지 않는다.

대우도 철저히 실력이 기준이 된다.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직접 나서서 설득한다.

87명 직원중 조 사장보다 더 많은 연봉을 많는 직원이 5명이나 된다.

이와관련,직원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는 조 사장의 일화가 있다.

지난96년 산업체 근무 병역특혜자를 뽑으면서 서울대 석사학위자를 탈락시키고 20대 중반의 공고졸업자를 선발한 것.

"같이 면접을 들어갔던 이사들은 모두 반대했지만 그 직원의 컴퓨터에 대한 열중이 눈에 띄었습니다.

잘만 다듬으면 큰 기술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졸업장이 실력을 대신해 줄 수는 없으니까요.

지금도 그 직원은 회사내에서 실력 하나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만만치 않은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석사 학위자들도 군소리 없이 그 직원 밑에서 일을 배우고 있습니다"

조 사장은 올해 초 직원을 붙잡기 위해 내집 마련을 미뤄야 했다.

"개발팀의 핵심인력인 한 직원이 사표를 냈습니다.

형님이 운영하던 회사가 부도를 내 빚을 대신 갚아야 할 처지인데 마침 뭉칫돈과 회사의 지분 30%를 주겠다는 곳이 있어 이를 수용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놓치기 아까운 직원이어서 옮겨간 회사까지 찾아가 한달 동안 설득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집 장만하려고 모아 둔 돈으로 빚을 대신 갚아주고 다시 데려왔습니다"

인재를 아끼는 그의 경영덕분에 누리텔레콤은 매년 1백%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창업 10년만인 올해 코스닥 시장에 등록했고 연간 매출도 처음으로 1백억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