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잭 웰치'에 40代 이멜트..GE그룹, CEO겸 회장으로 발탁

"카리스마의 40대 젊은 지도자"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인 잭 웰치 회장의 뒤를 이어 세계최대의 기업(시가총액기준) GE를 이끌어갈 제프리 이멜트의 강점이다.웰치 회장은 27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멜트 GE메디컬 사장을 차기 GE그룹의 최고경영자(CEO)겸 회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이멜트는 웰치 회장이 퇴임하는 2001년말부터 GE를 맡게 된다.

웰치와 이멜트=이멜트는 여러 면에서 ''웰치의 복사판''이다.뛰어난 경영전략,풍부한 첨단기술 지식,강력한 리더십,매끄러운 팀워크능력….

그러나 이멜트 낙점의 최대 이유는 ''젊은 나이''였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의 나이는 44세.CEO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는 2002년에는 웰치의 취임당시와 똑같은 46세가 된다.

웰치가 늘 말했듯이 ''앞으로 20년간 GE를 이끌 만큼 젊은 지도자''다.

이멜트는 창업한 지 1백8년이 된 GE의 9대 CEO다.최고경영자의 평균 재임기간이 12년이나 된다는 얘기다.

''장수 CEO''란 GE의 전통에 비춰봐도 이멜트의 낙점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그러나 웰치를 닮았다고 이멜트의 앞날이 보장된 건 아니다.

무엇보다도 ''세기의 경영자''로 불리는 웰치의 후광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큰 부담이다.

웰치는 "1,2등이 아닌 사업은 모두 문을 닫아라"는 유명한 비전 아래 GE의 사업구조를 뿌리째 뒤흔들고 새판을 짰다.

그 결과 재임 20년 동안 GE를 순익 7배,시가총액 35배로 불려놓으면서 "경영교과서를 새로 쓴 경영자"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멜트의 과제=웰치 회장의 공백을 빈틈없이 메우는 게 이멜트의 당면과제다.

GE는 ''매니저 사관학교''로 불린다.

그만큼 인재를 빼가려는 헤드헌팅회사들의 유혹이 끊이지 않는다.

리더십에 조금만 틈이 생겨도 ''두뇌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이번 후계자후보중 한 명이었던 GE에어로스페이스의 제임스 맥너니 사장이 뜨는 날에는 타격이 크다.

허니웰과 GE의 우주항공사업을 통합하는데 그가 핵심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GE사상 최대 M&A(4백60억달러)인 허니웰의 성공적인 통합을 이멜트에게 맡겨진 최대과제로 꼽고 있다.

이멜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GE의 매출은 앞으로도 연평균 2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미국경기둔화와 허니웰 통합이라는 대내외적 악재가 맞물린 상황에서 웰치의 빈자리를 메우는 데 그가 성공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대답은 "예스"다.

이멜트는 GE메디컬을 맡아 3년여만에 매출을 2배로 불리면서 ''성장과 신시장 개척능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더 큰 공로는 웰치의 ''탄탄한 준비''에 있다.

"앞으로 5년간 순익이 늘어나도록 사업구조를 갖추는 게 지난 5년간 웰치의 경영초점(CS퍼스트보스턴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레이건)"이었다.

결국 웰치의 그늘아래 안정된 경영인수기를 보장받은 이멜트.그가 웰치를 뛰어넘어 ''21세기의 경영자''로 기록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