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CEO '헤드헌팅' 붐

대기업들이 바이오 연구 및 사업을 총괄하는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이오사업의 성패가 바이오CEO에 달려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부문을 △종합기술원 △미국에 신설된 현지법인인 CJ-파마 △제약사업본부 등 3개로 재편키로 하고 각 부문별 CEO들을 찾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전길환 종합기술원장이 이들 사업을 총괄하기로 했다.

종합기술원의 경우 전 원장이 겸임해왔던 제약연구소장과 전임자가 은퇴해 공석이 된 바이오연구소장 자리에 국내 연구소와 학계 인물중에서 초빙하기로 했다.미국내 바이오 벤처기업투자등을 담당하는 현지법인 ''CJ-파마''에는 세계적 제약업체인 미국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사 출신인 앤드루 고만씨를 부사장급 CEO로 스카우트했다.

다국적 제약사에 근무하는 4명의 시니어급 연구인력도 곧 합류시킬 방침이다.

제일제당은 이와 함께 마케팅 등을 담당하는 제약사업 본부장도 공개채용키로 하고 최근 공고를 냈다.이 회사는 올해 25명의 신규연구인력을 뽑는 등 현재 1백50여명인 연구인력을 계속 증원할 방침이다.

삼성정밀화학도 최근 연구인력을 전반적으로 확충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연구와 사업을 책임질 CEO 발굴을 헤드헌터업체에 의뢰했다.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제품개발연구소에서 바이오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나 생명과학분야를 전공한 CEO가 없었던 것.새로 영입되는 바이오CEO는 연구소내의 바이오 연구팀과 원료의약 연구팀을 거느리고 바이오사업을 이끌게 된다.

SK(주)는 지난해부터 유전공학분야를 담당할 CEO를 찾고 있으나 아직까지 적임자를 찾지 못한 상태다.

신약개발사업 담당 상무는 있지만 유전자공학 등을 담당할 CEO는 없었던 것.

SK는 특히 미국에서 전문가를 초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바이올로지를 전공하고 비즈니스 경험이 있으면서 미국내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사람을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적임자를 찾지 못한데다 경기전망도 불투명해져 영입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내년도 상황을 보아가며 CEO영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석유화학은 미국에서 분자생물학을 연구한 하일호 박사를 중앙연구소내에 최근 신설된 바이오연구센터장겸 부소장으로 영입했다.

이와함께 한화는 최근 국내와 미국에서 석·박사급 연구인력을 10여명 채용했다.국내기업들의 CEO영입노력에 대해 조완규 생물산업협회장은 "바이오산업은 선진기업들의 연구정보 수집이 관건인 만큼 외국의 저명한 학자를 초빙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택·정종호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