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 제2부 : (4) '신선설농탕' .. 주방혁신

서울 중구 명동 2가에 있는 신선설농탕 명동점.

이곳에 들어서면 설렁탕집이라기보다는 카페나 레스토랑 분위기가 풍긴다.젊은 감각으로 디자인한 인테리어 때문이다.

주방 역시 여느 설렁탕집과는 다르다.

고기 삶는 냄새가 나고 수증기가 자욱한 지저분한 주방이 아니다.현대화된 주방시스템을 적용,청결하고 쾌적한 공간활용이 가능하게 설계됐다.

전국에 9개 지점을 두고 있는 신선설농탕은 양재동에 중앙공급센터를 두고 고기를 삶거나 육수를 만드는 번거로운 작업을 이곳에서 한다.

육수 고기 김치 등은 단위별로 포장돼 각 지점에 배송된다.지점에서는 배송된 재료를 간단히 조리해 손님상에 내놓기만 하면 된다.

음식점을 찾는 손님수에 따라 재료사용량을 조절,남은 재료는 냉장·냉동실에 보관하기 때문에 미리 만들었다가 버려지는 조리부산물은 거의 생기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또 세제를 거의 쓰지 않는 첨단 식기세척기를 도입,수질오염도 최소화하고 있다.신선설농탕에서 또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식탁에 김치 깍두기 통을 별도로 마련해 둔 것이다.

20년전 서초구 잠원동에서 영업을 시작한 신선설농탕 역시 초창기에는 먹고 남겨진 김치와 깍두기가 음식물 쓰레기로 그냥 버려졌다.

그러나 15년전부터 식탁에 김치통을 설치,손님들이 식사량에 맞춰 김치 깍두기를 덜어 먹도록 했다.

김치 소비량은 일인당 2백50g에서 2백25g으로 줄었고 반찬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거의 사라졌다.

설렁탕에 들어가는 밥의 양도 일단 적당량을 제공한 뒤 필요하면 더 갖다주는 방식으로 바꿨다.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점심시간에는 국물을 더 주고 밥의 양이 적은 경우에는 더 준다.

그래도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는 중구청에서 수거해 가축 사료로 활용한다.

신선설농탕은 남은 음식물 싸주기 운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설렁탕 업계 처음으로 포장배달 방식을 도입,먹고 남긴 음식은 포장기계로 포장해 주고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