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미국의 선택] 고어 재검표이겨도 부시가 당선..최악의 시나리오

양후보가 끝까지 승복하지 않고 지금같은 혼란이 계속된다면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떻게 결론이 날까.

우선 고어가 역전승한다고 치자.연방대법원에서 승소하고 재검표에서 승패를 뒤집으면 고어는 플로리다주의 선거인단을 구성할 수 있다.

그렇지만 플로리다주 선거인단 선출시한(12일)내에 물리적으로 재검표가 완료되지 못할수 있다.

이 경우 고어측은 패배를 인정치 않고 자체적으로 선거인단을 연방의회에 제출할수도 있다.앞서 지난달 26일 주당국은 부시의 승리를 인증한 뒤 이미 부시 선거인단 명부를 연방의회에 제출했다.

또 공화당이 장악한 주의회는 12일 특별회의를 속개하고 부시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연방의회에는 고어와 부시 양측의 선거인단 명부가 모두 제출될 가능성이 있다.이 경우 연방 상·하원은 내년 1월6일까지 어느 후보쪽 명부를 택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하원(4백35석)은 공화 2백21석,민주 2백12석으로 공화당이 우세한 반면 상원(1백석)은 공화·민주가 50석씩 동수다.

하원은 부시의 손을 들어줄 게 확실하지만 상원은 미지수다.상원의장은 부통령이 맡는데 가부동수인 경우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차기 부통령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어 부통령이 상원의장으로서 투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헌법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상·하원이 합의를 보지 못하면 의회는 해당 주의 주지사가 인증한 선거인단 명부를 택해야 한다.이럴때는 ''부시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