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 코리아] 유통업체 : '살바토레 페라가모'..'名品 리더'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최근 한국 여성들 사이에 불고 있는 "명품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브랜드다.

청담동이나 압구정동 등 패션리더들이 모이는 거리에 가면 페라가모 제품을 걸치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단정한 검정수트에 작은 리본장식이 달려 있는 구두,황금색 오메가버클이 부착된 가죽 핸드백...

머리부터 발끝까지 페라가모로 치장한 여성을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다.

페라가모는 한국에 진출한 70여개의 고가 수입브랜드중 명품 이미지와 높은 매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97년 2월 페라가모코리아가 설립된 이후 매년 3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롯데 현대 등 대형백화점들은 점포를 신설할때마다 입점시키고 싶은 브랜드 1순위로 페라가모를 꼽는다.

현재 매장수는 총 11개. 이중 서울 하이얏트호텔과 갤러리아 명품관,현대백화점 본점 등 8개 백화점에 여성복 매장이 있고 남성복은 신세계 본점 등 3개 백화점에 입점했다.

한개 매장당 월 매출은 최고 3억원.

페라가모 매장크기가 30평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명품브랜드중 최고의 평당효율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페라가모가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로는 무엇보다 귀족적인 이미지의 확립을 들 수 있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페라가모 스타일이 곧 상류층 패션으로 통할 정도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페라가모코리아는 명품이미지 유지를 위해 브랜드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TV광고는 물론 잡지광고도 철저히 통제한다.

브랜드 로고도 되도록 크게 쓰지 않는다.

로고 문양을 찍는 디자인 자체가 유행일 때를 제외하고는 되도록 작게 박거나 안쪽으로 숨긴다.

대신 오메가 등 전통적인 심볼들은 현대적인 디자인과 접목해 매 시즌 새롭게 선보인다.

이같은 "안티 스테이터스(Anti-status) 심볼" 전략은 은근히 부를 자랑하려는 상류층 고객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유명 연예인에게 자사의 가방을 들게하고 옷을 입히는 스타마케팅도 되도록 자제하고 있다.

대중에게 알려서 많이 파는 것보다 가치를 알고 찾아오는 진짜 고객만 받겠다는 의도다.

70년이 넘는 세월동안 지켜온 우수한 품질도 고객들이 페라가모에 열광하는 이유중 하나다.

창업자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젊은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UCLA대학에서 인간 해부학을 공부했다.

구두가 발에 끼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착용감이 좋은 구두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는 사람이 똑바로 서있으면 체중이 조그마한 발의 중심에 쏠린다는 사실과 대부분의 구두 제작자들이 발의 중심을 불안정한 상태로 방치한채 구두의 뒷굽,복숭아 뼈 부분을 지탱하는 데에만 신경을 써온 것을 알게 되었다.

페라가모는 연구를 거듭한 끝에 독특한 구두제작공법을 창안,체중이 쏠려도 발의 중심에 부담을 주지않는 구두틀을 만들어 냈다.

페라가모 구두가 오랜 세월동안 사랑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늘 신선한 디자인을 제시하지만 고전적인 멋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낯설거나 어색하지 않다는 점도 이 브랜드의 강점이다. 1920년대부터 매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패치워크제품,시대에 따라 리본 모양과 굽 높이만 조절되는 바라구두 등 친근하지만 새로운 디자인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