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신탁 '불공정 시비' .. 은행-보험

올해 약 38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퇴직신탁.보험시장을 놓고 은행과 보험사가 연말 막바지 판매경쟁에 들어가면서 불공정행위 시비가 일고 있다.

14일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A그룹 계열사로부터 퇴직신탁을 유치했으나 기존에 거래를 해 오던 보험사의 방해로 막판에 틀어졌다"며 "금융감독원에 이같은 현상의 시정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특히 기업들의 퇴직신탁 및 퇴직보험 가입이 집중된 연말이 다가오면서 대기업 계열의 일부 보험사들에 의한 불공정행위가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보험사들은 오히려 "은행들이 여신거래관계를 빌미로 삼아 보험사들의 기존 고객을 빼앗아 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S보험사는 "그동안 거래해 오던 B사가 최근 주거래은행의 요구로 퇴직신탁에 가입했다며 기존 퇴직보험 계약의 이전을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한편 한빛 조흥 외환 신한 하나 한미 등 10개 주요 시중은행들의 퇴직신탁 실적은 지난 12일 현재 3천8백9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한빛은행이 각각 9백83억원과 8백48억원으로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중소기업 거래가 많은 신한은행(6백4억원) 기업은행(4백36억원) 등이 잇고 있다.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달 마지막 보름동안 유치될 퇴직신탁 규모가 지난 9개월동안 유치한 규모보다 더 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퇴직신탁 유치를 위해 수익률이 보험사의 퇴직보험보다 1.5∼2%포인트 높은 점을 집중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난 3월부터 퇴직신탁 판매를 시작한 시중은행들은 올해 약 8천억∼9천억원 규모의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