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사업자선정] 삼성 '비동기' 개발등 비상

LG가 비동기 사업자에서 탈락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삼성은 비상이 걸렸다.

삼성이 예상했던 시나리오 가운데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LG가 비동기 사업자에서 떨어질 경우 내년 동기식 사업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고,LG가 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되면 삼성은 장비 공급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LG는 장비까지 개발하기 때문에 삼성의 입지는 좁아질 수 밖에 없다.

특히 동기식으로 신청했던 하나로통신이 탈락하면서 LG가 내년 동기식 사업자로 나설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LG는 이번 비동기 사업자 탈락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동기식 사업은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다.

◆삼성의 반응=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발표가 있은 15일 오전 10시.

정보통신총괄 무선사업부 IMT-2000팀은 곧바로 비상대책회의에 들어갔다.LG의 비동기 사업자 탈락과 관련,앞으로 삼성의 사업 방향을 새롭게 정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LG 탈락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삼성은 겉으로는 이번 LG의 탈락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동기식 장비시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세계시장에서 동기식 시장이 16%에 불과하지만 절대적인 규모는 크다는 것이다.

삼성은 수출로 살 길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그러나 이번 IMT-2000 사업자 선정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

장비업체인 삼성이 사업자 선정과 관련,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의 향후 방향=우선 삼성은 비동기 장비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작년 상반기부터 비동기 장비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현재 비동기 기술개발 인력만 1천여명에 달한다는 것이 삼성의 설명이다.

삼성은 그러나 "주력은 역시 동기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기술 우위를 갖고 있는 동기 장비를 앞세워 세계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이다.

◆내년 동기 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시나리오=삼성이 하나로통신을 앞세워 LG를 내년 동기식 사업자 선정에서 따돌릴 가능성도 있다.

LG가 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삼성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 아예 LG를 IMT-2000 사업에서 탈락시키려 할 수도 있다.

여기서 관건은 하나로통신의 지분 인수다.

삼성이 하나로통신 지분 인수를 통해 대주주가 되면 자연스럽게 LG와 내년 동기식 사업자 선정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된다.

삼성이 대주주인 상태에서 하나로통신이 동기식 사업권을 따면 장비 공급 문제가 손쉽게 해결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LG도 마찬가지다.

하나로통신과 힘을 합쳐 내년 동기 사업자 신청을 할 확률이 높다.이에 따라 하나로통신을 놓고 삼성과 LG의 치열한 지분 확보 경쟁이 예상된다.

김경근.김진수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