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기는 골프계 '食言' 2題] 주니어육성기금 10억원 '묘연' 등

기대가 컸던 2000년이 저물고 있으나 국내 골프계 인사들은 한편으로 개운치않은 기분을 가눌 길이 없다.

고위 인사 2명이 올해초 ''골프 관련 공약''을 했으나 지켜지지 않은 채 해가 다 가고 있기 때문이다.올해를 넘기는 ''골프계 식언'' 두가지.

◆주니어골프 육성기금 10억원 ''없던 일로''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지난 4월 서울 타워호텔에서 열린 국내 골프관련단체협의회에서 "최경주가 미국 PGA투어에서 10위 안에 들면 주니어육성기금으로 10억원을 내놓겠다"고 말했다.박 장관은 그후 일간신문·방송사 체육부장들과의 모임에서도 이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최경주는 지난 9월3일 끝난 미 투어 에어캐나다챔피언십에서 공동 8위를 했다.

골프계 인사들은 ''실세''인 박 장관이 당연히 10억원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다.그러나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러다가 9월20일 김한길 장관으로 바뀌었다.

김 장관은 취임초 언론사를 순방하는 자리에서 "전임 장관이 한 약속이지만 내가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그러나 2000년이 다 가도록 두 장관의 말은 실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22일 "현재 실무자들이 검토중이나 언제 지원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남자골프대회 17개 개최는 ''공약(空約)''일 뿐

한국프로골프협회는 지난해 12월20일 제10대 회장으로 김승학 프로를 뽑았다.

김 회장은 당선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올해 남자 프로골프대회를 17개 열겠다"며 "스폰서를 구하지 못하면 사재를 털어서라도 대회수를 채우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협회는 올해 공식대회 14개,비공식대회 1개 등 모두 15개 대회를 치렀다.

99년에 비해 8개(부활된 대회까지 포함할 경우) 늘어난 것이나 회장의 공약에는 못미쳤다.

공약대로라면 회장이 사재를 털어서 적어도 2개 대회를 더 개최했어야 하는 것.그러나 그 약속도 이행되지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됐다.

협회는 내년 1,2월 태국에서 동계캠프를 열어 상금 7천5백만원짜리 대회 4개를 열겠다고 한다.그러나 골프계 인사들은 그것이 회장의 공약 불이행에 면죄부를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