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카드업계 '수수료 인하' 신경전

신용카드업계와 국세청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카드사용 수수료를 좀 더 낮출 수 없겠느냐"는 국세청의 ''행정지도''에 카드업계가 반발을 하고 있는 것.24일 국세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 3·4분기까지 카드사용 결제금액은 53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조2천억원에 비해 1백% 가량 늘었다.

여기에는 올들어 국세청이 시행한 신용카드 복권제가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신용카드 복권제는 올해 정부가 도입한 행정제도중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힐 정도다.

국세청은 신용카드 복권제 덕분에 카드 사용이 배증했고 카드사 이익도 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뛰었으니 수수료를 더 낮춰 카드 사용을 꾸준히 늘려보자고 카드사에 제안했다.국세청 카드사 모두에 이로운 일이 아니겠냐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국세청의 기대와는 달리 업계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내왔다.

상반기만해도 카드 사용이 급증해 업계도 매우 고무됐지만 복권제를 의식한 개인들의 소액결제가 엄청나게 늘어 오히려 결제 비용만 더 크게 늘어났다는게 업계의 하소연이다.카드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전체 카드 결제중 56%가 5만원 미만"이라며 "은행계 카드는 3만원, 삼성 LG 동양 등 독립 카드회사는 건당 사용금액 5만원이 손익분기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올해 카드수수료를 16%씩 인하했는데 국세청이 추가로 수수료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업계의 존립을 흔드는 것"이라며 정색하고 반발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