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갑부들 재산급감..빌 게이츠 550억弗 날려

''부귀영화는 순간인가''

기술주 열풍을 타고 세계적 거부(巨富)로 명성을 떨치던 하이테크 갑부들이 올들어 기술주 폭락으로 명성과 거액의 재산까지 날렸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세계 최고의 갑부자리에 올라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의 재산은 작년 말 8백70억달러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3백20억달러로 약 3분의 1로 급감했다.

기술주 대폭락과 반독점 판결 등으로 MS 주가가 올들어 64%나 추락한 탓이다.

한때 인터넷 신화를 낳으며 승승장구하던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기술주 거품붕괴의 최대 피해자중 하나다.그의 재산은 지난 2월 중순까지만 해도 6백90억달러로 세계 2위를 달렸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 주가가 그후 지금까지 94%나 대폭락하면서 그의 재산도 4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인터넷시대의 천재로 꼽히던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조스 회장도 지난 1년 동안 87억달러의 재산을 증시에서 날렸다. 통신업체인 월드컴의 버나드 에버스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재산은 작년 말 17억달러에서 최근 3억9천만달러로 77% 급감했다.

애플컴퓨터의 스티브 잡스 회장의 재산도 지난 3월 말 10억달러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주가가 80% 추락한 탓에 재산이 2억달러로 폭삭 내려앉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4∼5월 인터넷업체에 몰아닥친 주가거품 붕괴로 수많은 닷컴업체들이 몰락하고 9월부터는 정보기술(IT)업계 전체로 주가 붕괴가 확산되고 있다"며 그 여파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하이테크 갑부들의 몰락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