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仙 가는길' 각계 조문행렬 .. 未堂 서정주 빈소모습

미당 서정주 시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는 25일 밤 늦게까지 문인과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낮에는 시인 임영조 이근배 김종해 민용태 문정희씨, 문학평론가 정과리씨 등이 빈소를 찾았다.미당 시집 네권을 영어로 번역했던 미국인 앤서니(한국명 안선재.서강대교수)씨와 고 천상병 시인 부인 목순옥 여사, 김재순 전 국회의장도 다녀갔다.

오후 5시에는 한때 이념 차이로 등을 돌렸던 시인 고은씨가 찾아와 고인과 화해했다.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 전두환 전 대통령,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 박맹호 민음사 대표 등은 조화를 보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재미 변호사인 큰아들 승해(60)씨는 이날 오전 8시께 병원에 도착, "마지막 순간을 지키지 못해 너무 죄스럽다"며 비통해했다.

전날 오후 8시 귀국한 둘째아들 윤(43)씨는 "이렇게 급히 가시니 평소의 큰 사랑이 더 아프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윤재웅(43) 동국대 교수는 "선생님께서 추한 모습을 안보이겠다고 제자들의 문병을 한사코 거절하셨다"면서 아름다운 영면길에 오른 고인의 인품을 되새겼다.

고두현.강동균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