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銀 파업] '어느 中企사장의 피말리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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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2시 국민은행 서울 무교동 지점.
부천에서 자동차부품과 전자부품을 제조하는 선진산업을 경영하는 이진구(55)씨는 분통을 터뜨렸다.아침부터 5시간이나 기다렸는데 ''현금입출금,수표발행,타행환 업무만 가능하다''는 안내방송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씨는 당장 연말 결제자금 1억5천만원이 필요해 어음을 할인받으려고 은행에 들렀다.
하지만 기업금융 업무는 완전 중단된 상태다.어음할인이나 대출 외환 당좌업무 등은 일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씨의 ''우량 어음''은 국민은행에서는 아무 짝에도 소용이 없게 됐다.
이씨에겐 이 순간 단순히 ''돈''이 문제가 아니다.당장 자금을 돌리지 못하면 ''부도''가 날 판이다.
파업으로 인한 부도는 막아준다는 게 정부의 발표지만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이씨는 "신용보증기금에서 대우 관련 어음에 대해 특례보증을 서주기로 해 한숨 돌렸는데 이번엔 은행파업으로 또 다시 낭패를 보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대우 사태로 치도곤을 치렀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은행파업 때문에 위기를 맞게 됐다는 것이다.
이씨는 "평소 중소기업이 하루만 어음상환일을 맞추지 못해도 가차없이 신용불량으로 지정하는 은행들이 자기네가 파업할 때는 고객이나 기업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4년이상 국민은행과 거래해 왔는데 이번 파업으로 더이상 믿을 수 없게 됐다"며 "차라리 외국계 은행과 거래했더라면 이런 최악의 사태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파업으로 애로를 겪는 기업인은 이씨 뿐만이 아니다.
이들 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거의 모두가 같은 상황이다.
특히 인천 부천 등 대우자동차 협력업체가 몰려있는 지역의 중소기업들은 ''무더기 부도''를 우려하고 있다.
김포에서 가구업체를 운영하는 최성권(48)씨도 은행파업으로 낭패를 보고 있다.
그는 기술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대우 어음에 대해 2억원의 보증을 받았지만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은행파업으로 어음을 할인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당장 결제자금과 직원 월급 등으로 8천만원이 필요한데 엉뚱한 은행파업 때문에 피해를 보게 됐다"고 흥분했다.
최씨는 "부도를 내면 은행이 책임질 것이냐"고 직원들에게 따지기도 했다.
최씨는 "정 급하면 우선 사채시장에서 어음을 할인받아 쓰라"는 은행 직원의 권유에 화를 벌컥 냈다.
사채시장은 진작에 기능이 마비된 데다 대우채를 사채시장에서 할인받으려면 월 3.8%(연 45%)의 이자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거래소나 코스닥에 올라있지 않은 중소기업엔 월 5%의 할인율이 적용될 정도다.
그나마 할인 자체가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최씨는 "은행 합병이 잘하는 일인지,잘못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고객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은 정부의 무책임과 무능"이라며 당국을 성토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부천에서 자동차부품과 전자부품을 제조하는 선진산업을 경영하는 이진구(55)씨는 분통을 터뜨렸다.아침부터 5시간이나 기다렸는데 ''현금입출금,수표발행,타행환 업무만 가능하다''는 안내방송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씨는 당장 연말 결제자금 1억5천만원이 필요해 어음을 할인받으려고 은행에 들렀다.
하지만 기업금융 업무는 완전 중단된 상태다.어음할인이나 대출 외환 당좌업무 등은 일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씨의 ''우량 어음''은 국민은행에서는 아무 짝에도 소용이 없게 됐다.
이씨에겐 이 순간 단순히 ''돈''이 문제가 아니다.당장 자금을 돌리지 못하면 ''부도''가 날 판이다.
파업으로 인한 부도는 막아준다는 게 정부의 발표지만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이씨는 "신용보증기금에서 대우 관련 어음에 대해 특례보증을 서주기로 해 한숨 돌렸는데 이번엔 은행파업으로 또 다시 낭패를 보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대우 사태로 치도곤을 치렀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은행파업 때문에 위기를 맞게 됐다는 것이다.
이씨는 "평소 중소기업이 하루만 어음상환일을 맞추지 못해도 가차없이 신용불량으로 지정하는 은행들이 자기네가 파업할 때는 고객이나 기업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4년이상 국민은행과 거래해 왔는데 이번 파업으로 더이상 믿을 수 없게 됐다"며 "차라리 외국계 은행과 거래했더라면 이런 최악의 사태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파업으로 애로를 겪는 기업인은 이씨 뿐만이 아니다.
이들 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거의 모두가 같은 상황이다.
특히 인천 부천 등 대우자동차 협력업체가 몰려있는 지역의 중소기업들은 ''무더기 부도''를 우려하고 있다.
김포에서 가구업체를 운영하는 최성권(48)씨도 은행파업으로 낭패를 보고 있다.
그는 기술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대우 어음에 대해 2억원의 보증을 받았지만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은행파업으로 어음을 할인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당장 결제자금과 직원 월급 등으로 8천만원이 필요한데 엉뚱한 은행파업 때문에 피해를 보게 됐다"고 흥분했다.
최씨는 "부도를 내면 은행이 책임질 것이냐"고 직원들에게 따지기도 했다.
최씨는 "정 급하면 우선 사채시장에서 어음을 할인받아 쓰라"는 은행 직원의 권유에 화를 벌컥 냈다.
사채시장은 진작에 기능이 마비된 데다 대우채를 사채시장에서 할인받으려면 월 3.8%(연 45%)의 이자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거래소나 코스닥에 올라있지 않은 중소기업엔 월 5%의 할인율이 적용될 정도다.
그나마 할인 자체가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최씨는 "은행 합병이 잘하는 일인지,잘못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고객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은 정부의 무책임과 무능"이라며 당국을 성토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