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건설시대] 불합리한 발주 개선 절실 .. '제도 이렇게 바꾸자'

정부는 현재 ''건설산업기본법''의 등록기준을 갖추지 못한 무자격 건설업체 2천5백여개사에 대한 퇴출작업을 진행중이다.

''페이퍼컴퍼니'' ''핸드폰컴퍼니'' 등으로 불리는 이들 업체는 덤핑입찰과 전근대적 하도급 관행을 일삼아 건설시장 질서를 해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이처럼 정부가 뒤늦게 건설업 ''정화''에 나서고는 있지만 건설산업이 위기에 처하게된데는 정부측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하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공정한 시장경쟁의 룰을 만들고 지켜야 하는 정부역할에 충실하지 못해 건설산업을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건설산업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대표적인게 발주제도 개혁이다.

현행 입찰제도는 정부가 올해부터 1천억원이상 대형공사에 최저가입찰제를 다시 도입하고 각종 보완대책을 내놓을 정도로 불합리하게 돼 있다.

전문가들은 발주자가 공사여건 등을 감안해 다양한 건설공사 방식을 채택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기획부터 시공, 관리까지 총괄해 발주하는 건설사업관리 방식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덤핑입찰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격이 있는 업체들이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공사를 수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복잡한 건설관련 법령의 대대적인 정비도 필요하다.

현재 건설관련 법령은 건축물의 설계 시공 감리는 건설교통부가 주관하고 있지만 시설물의 전력시설물 관련공사의 설계 시공 감리는 산업자원부, 정보통신 관련 공사의 설계 시공 감리는 정부통신부, 소방관련 공사의 설계 시공 감리는 행정자치부가 각각 주관하고 있다.업체들은 건물 하나를 지을 때도 여러 관련 법령에 따라야 하고 주관부처도 다양해 비용 및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중복업무와 관리체계 혼선으로 인해 현 제도 아래에선 비용절감은 고사하고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도 불가능하다는 하소연이다.

유대형 기자 yoo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