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은 살아있다] (1) '협성계공'.. '정밀계측기' 30년 한우물

굴뚝으로 상징되는 전통제조업은 산업의 뿌리다.

이들없는 수출이나 고용,성장은 생각할 수 없다. 산업의 저변을 형성하고 있으면서도 한동안 인터넷과 정보통신 바이오 등의 열풍에 가려 소외돼 있었다.

본지는 굴뚝산업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주1회 전통제조업체를 발굴해 소개하는 시리즈를 싣는다.

--------------------------------------------------------------- 서울 영등포는 한국 굴뚝산업의 요람이다.

요즘은 지방으로 많이 이전했지만 여전히 작은 공장들이 몰려있다.

영등포구 양평동의 협성계공 1층 연구개발실.연구원들이 숨을 죽이고 새로 개발한 압력계를 시험하고 있다.

작업환경이 화려한 것도,생산설비가 대규모 위용을 자랑하는 곳도 아니지만 직원들의 눈빛은 예사롭지 않다.

척박한 계측기산업의 여건속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정밀계측기를 꾸준히 선보여온 회사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압력 온도 길이 무게 등을 정확히 재는 것은 산업의 기초다.

산업화를 묵묵히 뒷바라지해온게 바로 계측기 업체들이다.

30여년간 정밀계측장비 한우물을 판 협성계공(www.hiscoinst.co.kr)도 그런 계측기업체중 하나.

"특화된 압력계와 온도측정계로 해외 틈새시장을 뚫고 있지요"

양경돈(45) 협성계공 사장의 말이다.

1970년 설립돼 30년이 넘게 압력계와 온도측정계를 만들어왔다.

생산제품의 60%는 산업용 보일러와 공장의 공정제어기에 주로 사용되는 압력계다.

양 사장은 품질관리기사와 생산관리기사 자격증을 지니고 있을 정도로 현장을 중시한다.

창업주인 부친 양제석씨의 뒤를 이어 92년부터 경영을 맡고 있는 그는 기술개발을 중시한다.

특히 압력계측의 전문성 확보에 신경을 써 1백여명의 종업원중 6명을 연구인력으로 두고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그 결과 압력표준기와 자동교정장치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압력표준기는 높은 정밀도를 자랑하는 간접식 압력계.

표준기관이나 산업체의 표준기로 쓰인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선진국으로 수출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수입대체 효과도 연간 1백30억원에 달한다고 회사측은 밝힌다.

계측기 재활용 사업도 하고 있다.

고장난 계측기를 수리해 검증한뒤 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양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으로부터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측정기 생산 기술을 이전받아 수처리 분야 공장자동제어기 분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02)677-6041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