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때 이민' IT인력 모아 SW 개발...신근영 소프트랜드 사장

지난 97년말 외환위기 이후 고급 IT(정보기술) 인력이 대거 해외로 빠져나간 가운데 이들 엔지니어 출신 교포를 현지에서 모아 소프트웨어(SW) 개발센터를 설립한 벤처기업이 있어 화제다.

특히 이 벤처기업은 이들 교포 엔지니어들이 개발한 SW를 전세계 시장에 내다판다는 전략이다.국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인 소프트랜드(사장 신근영)가 바로 그 주인공.

이 회사는 최근 캐나다 토론토에 SW 개발자 출신 교포만으로 구성된 SW개발센터를 설립,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법인명은 소프트랜드아메리카로 정해졌으며 정식 법인등록까지 마쳤다.현재 연구원으로 채용된 교포 엔지니어들은 모두 6명.

연구소장인 신재영(41)이사는 데이콤에서 엔지니어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며 대부분 30대 초중반인 나머지 연구원들도 국내 대형 SI업체등에서 경험을 쌓은 SW개발자다.

연구원 채용때 70여명의 현지 교포들이 몰려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소프트랜드는 또 40여명의 교포 엔지니어들을 프리랜스 연구원으로 위촉,프로젝트 성격에 맞춰 SW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미 소프트랜드가 내년에 내놓을 예정인 가상대학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그룹웨어등과 관련된 솔루션을 개발중이다.

국내 연구센터와 역할을 분담,인터넷으로 연구 결과물을 주고받으며 원격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다.이렇게 만들어진 SW를 소프트랜드가 갖고 있는 전세계 유통망을 통해 뿌릴 예정이라고 신근영 사장은 밝혔다.

소프트랜드가 이같이 해외 교포 기술인력을 현지에서 활용키로 한 것은 국내에서는 찾기 힘든 고급 인력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기술이민 형태로 캐나다로 나간 엔지니어들이 서로 다른 습관및 언어등을 극복하지 못해 상당수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일거리를 주고 활력을 불어넣고 싶었다"고 신 사장은 전했다.

신 사장은 이를위해 현지 개발센터에 엔지니어 출신 교민들이 새로운 SW기술을 익힐수 있도록 교육장도 따로 마련했다.

이미 이 교육장은 IT관련 직종에 종사했던 교민들이 서로 모여 정보를 주고받는 사랑방으로 변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신 사장은 "장기적으로 현지에서 SW개발 및 판매를 직접 수행해 한국 교민들로만 구성된 해외 SW기업 성공사례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한편 소프트랜드는 1월중 본사 연구원들을 현지로 파견,소프트랜드아메리카의 연구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