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유동성 장세' 심층분석 돋보여 .. 조하현 <교수>

조하현

지난 주의 주요 이슈는 주가상승, 금리하락, 수출여건 악화우려, 대통령 연두회견 등이다.주지하다시피 올해 우리경제의 경기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말부터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그 주요 원인으로는 외국인들의 국내증시 자금유입 증가를 들 수 있다.

이는 그동안 장기간 호황을 누리던 미국경제가 경착륙(hard landing)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대응해 미국 FRB가 전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한국 증시로 자금이 이동할 여력이 생겼고 또 일본경제의 침체예상으로 인해 엔화가치가 하락함으로써 엔화로 자금을 빌려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해졌기 때문이다.경제 기초여건이 나쁨에도 불구하고 증시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됨으로써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일반적으로 ''유동성 장세''라고 부른다.

특히 최근에는 이러한 현상이 주로 외국인투자자에 의해 주도되고 있어 이를 ''외국인 유동성 장세''라고 한다.

1월10일자 증권면에서는 외국인 유동성 장세의 원인과 유입자금의 성격을 자세히 분석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최근 국고채금리가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값싸진 회사채 수요가 증가하고, 그에 따라 회사채 발행기업도 증가하는 조짐이 보인다.

이와 같이 증시와 회사채시장이 동시에 회복되는 경향을 보임에 따라 기업의 자금조달이 유리해지고 신용경색 현상이 완화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1월13일자 종합.해설면에서는 이러한 일반적인 유동성 장세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자세히 분석했다.최근의 국내 금리하락과 환율상승은 국내기업들의 수출여건에 유리하게 작용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가격의 하락, 어두운 미국 경제전망, 그리고 엔화 가치 하락 등 대외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수출물량 감소 및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1월11일자 사설에서 이런 문제점과 대책을 시의적절하게 다루었다.

은행 통폐합문제는 새해 우리 경제의 주요 과제다.

일반적으로 BIS 비율이 8% 이하이면 금융당국이 경영개선 명령 또는 시정조치를 발동하게 된다.

따라서 은행들은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기업대출을 가능한 한 억제하고, 저금리인 국공채를 매입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신용경색과 은행의 수익성 악화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따라서 은행의 건전성 여부를 판별함에 있어서 획일적인 BIS 비율을 적용해선 곤란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1월12일자 4면에서는 이러한 논란의 내용과 2001년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높여 주었다.

IMF사태 이후 많은 기업들이 퇴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종의 경우 과잉설비와 채산성 악화가 문제시되고 있다.

1월11일자 종합.해설면에선 석유화학 등 ''7개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의 논의배경과 전망을 다루고 있다.

기업의 시장진입과 퇴출 문제는 원칙적으로 시장원리에 의해 결정돼야 바람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추진되고 있는 업종 구조조정에 정부당국이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과거의 빅딜실패를 반복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연초부터 나라가 몹시 어수선하다.

여당의원의 당적변경으로 시작된 여야의 충돌은 이제 선거자금 문제를 놓고 극한적 대립으로 확전되었다.

이로 인해 구조조정과 관련된 법안개정이 지연되고 있으며, 우리 나라의 대외신인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정국안정이 선행되어야 투자심리가 안정되고, 그에 따라 지속적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hahyun@base.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