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기업 너도나도 '우회등록'..등록기업 사들여 코스닥 '직행'

비상장(등록)기업들이 코스닥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등록하는 이른바 백도어리스팅(Back Door Listing)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지난 12월에 P&K시스템과 TV넷커뮤니케이션즈 등이 각각 지이티 디지탈임팩트와 합병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타운뉴스 와이앤캐이 등 2개 업체가 코스닥기업과의 합병을 선언했다.

지난해의 A&D(인수후개발)에 이어 올해에는 백도어리스팅이 코스닥시장의 새로운 유행으로 번질 전망이다.

그러나 함량미달 기업의 ''무혈입성''등으로 주주 및 일반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등록기업과 비등록기업간의 합병요건을 강화하는등 관련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3시장 지정기업인 타운뉴스는 17일 코스닥등록기업인 케이알을 통해 우회등록을 추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타운뉴스는 이를 위해 케이알을 인수자로 10억원규모의 제3자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하는등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해각서에는 양사 대주주간 일대일 방식으로 50만주의 지분을 교환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운뉴스 유석호 사장은 "제3시장기업으로서 해외진출에 한계를 느껴 코스닥기업과의 합병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이어 "유상증자와 지분맞교환등의 양해각서는 코스닥우회등록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라며 "조만간 이사회에서 양해각서 내용이 결의되는 대로 구체적인 합병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신발·피혁업체인 써니상사도 이날 장외기업인 와이앤케이를 흡수합병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합병기준일은 4월1일이고 합병비율은 써니상사 1주 대 와이앤케이 1.0459주이다.

합병주체는 써니상사지만 결국 와이앤케이는 코스닥시장에 우회등록하게 되는 셈이다.

와이앤케이는 게임 캐릭터및 PC게임 유통업체로 알려져 있다.

써니상사는 와이앤케이와의 합병을 통해 기존 신발제조부분을 분사하고 게임개발및 유통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사명을 와이앤케이 인터렉티브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앞서 지난해 말에는 P&K시스템과 TV넷커뮤니케이션즈등도 지이티와 디지탈임팩트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우회등록한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등록비용을 절감함과 동시에 강화된 등록요건을 피하고 공모가 할인이라는 불이익을 당하지않기 위해 현재 상당수 장외기업들이 코스닥기업과의 합병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코스닥시장에 우회등록이 붐을 이룰 것"이라며 "그러나 자격미달 기업의 우회등록을 규제할 마땅한 조항이 없어 기존 주주및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협회중개시장 운영규정에 따르면 코스닥기업이 장외기업과 합병할 때는 자산총계,자본금,매출중 장외기업의 2개 재무제표조항이 등록기업보다 클 경우 등록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자산총계 등이 등록기업보다 작을때는 별도의 제한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코스닥증권시장 등록기업서비스팀 박성래 과장은 "우회등록을 규제할 합병 요건등이 제정후 적용된 사례가 없어 보완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