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티어] 이제호 <삼성생명과학연구소 임상의학연구센터장>

"국제적으로는 미국의 암 센터와 국내에서는 삼성종합기술원 성균관대 등과 함께 암의 유전자 진단 및 치료법에 대한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론에 치우치기보다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상용화할 수 있는 아이템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이제호 삼성생명과학연구소 임상의학연구센터장(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임상을 하는 의사들이 연구 개발에 참여해야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임상 경험을 응용해 제품화를 앞당길 수 있다"며 "각종 암의 진단용 DNA칩을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작년 12월 연구소내에 MD앤더슨 암센터와 공동 진행할 연구 프로젝트를 위해 ''캔서 게놈 센터''를 개설했다.

이 센터는 국내에 다발하는 위암 간암 자궁암 난소암 등을 분석,기존의 암 진단 방법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유전자 진단법을 개발할 계획이다.무엇보다 앤더슨 암센터가 개발한 암진단 DNA칩을 활용,한국인의 암 진단에 최적의 효과를 발휘하는 유전자의 유형을 규명하고 DNA칩 양산화 기법을 개발해내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다.

반도체에도 쓰여질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에 맞게 주문형 반도체(ASIC)가 있듯이 DNA칩도 한국인에 맞는 ''커스토머(Customer)칩''을 만들려는 것이다.

"DNA칩을 만드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생산기술의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1년여 뒤떨어져 있지만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문제는 항암제나 방사선으로 치료가 잘 되는 암이 있고 그렇지 않은 암이 있는데 이렇게 세밀한 것까지 가려낼 수 있는 DNA칩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게다가 이미 많은 유전자가 외국의 특허권에 묶여 있어 앞으로 양산 단계에 들어가면 특허침해 소송을 당할 우려가 큽니다.따라서 이를 돌파할 묘안이 필요합니다"삼성생명과학연구소는 난소암 자궁경부암 등 10여개의 암 관련 유전자와 이를 운반할 수 있는 8종의 바이러스 벡터를 개발했다고 이 센터장은 소개했다.

그는 "진보성 있는 새로운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해야 특허분쟁없이 거대한 시장을 독차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