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수익보다 리스크관리 역점...'올 위기돌파경영 10계명'

"사업 위험(리스크)을 철저히 관리하고 신용 등급을 한두단계씩 높여 모든 계열사들이 A이상의 신용등급을 확보한다"

작년까지 수익 극대화에 주력했던 삼성이 올해는 모든 계열사들이 사업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고 신용등급을 높이는데 경영의 초점을 맞추도록 방향을 틀었다.요컨대 "이익을 좀 덜내더라도 보수적인 경영을 함으로써 치명적인 낭패는 절대로 피한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증권가 분석가들은 "내수불황등 구조적으로 올해는 이익을 많이 낼 수 없으며 이런 상황에서 억지로 이익을 많이 내려고 무리하면 크게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것 같다"고 해석했다.

21일 삼성 계열사에 따르면 최근 확정한 2001년 경영방침에 따라 각 사별로 잠재 사업 위험을 파악하고 신용 등급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했다.삼성은 삼성전자 삼성코닝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 A등급 이상인 회사는 작년 보다 1단계 이상 상향하고 A등급 미만인 경우 A 등급 이상으로 끌어올리도록 했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탄탄한 수익 기반을 확보하는 것 못지 않게 외부 평가기관의 신용 등급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무디스 S&P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의 신용 등급을 높여갈 계획이다.제일모직 삼성테크윈 등 A등급을 받지 못한 기업들은 미래 성장성 있는 사업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A등급 신용을 확보할 예정이다.

삼성 계열사들이 연초부터 앞으로 회사 수익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업을 선별하고 부실 채권 회수에 나서는 것도 대외 신용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삼성중공업이 정부 및 은행과의 마찰을 무릅쓰고 2년간 끌어온 한국부동산신탁 문제 해결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삼성물산도 전망이 불투명한 사업 부문에 대한 정비와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업무방식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삼성은 이와 별도로 전 계열 금융사에 리스크관리평가체제(RAPM:Risk Adjusted Performance Measurement)를 도입토록 했다.

특히 소매 금융기관에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도록 해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앞으로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올들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대해 김석중 전경련 조사본부장은 "경영환경이 그만큼 불투명하다고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른 기업들도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기업을 운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99년 이후 계열사들의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경영 방침을 선정,기업 경영전략을 수립하는데 활용토록 하고 있다.

99년에는 ''경쟁력 30% 향상''을,2000년에는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 창출''을 강조했으며 올해는 ''리스크 관리를 통한 신용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이익원·김용준 기자 ik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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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선택과 집중을 통한 세계1위 전략의 가속화
2.21세기형 신규 수익창출 사업의 발굴 및 육성
3.근원적 원가 경쟁력 강화
4.세계 선도기술 개발 및 표준화에 적극적 대응
5.디자인력 브랜드력 등 소프트 경쟁력 강화
6.디지털 환경에 대응한 경영시스템 구축
7.조기경보 및 위험관리 체제 확립
8.선진형 인사제도의 정착 및 성과 연동형 보상체제 강화
9.창의 도전 스피드 중시의 합리적 조직문화 구현
10.기업 이미지 및 신용도 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