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단기차익' 챙기나 .. 올해 첫 대량 순매도 839억원

연초부터 줄곧 한국주식을 순매수하던 외국인이 갑자기 매도우위(8백39억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등을 중심으로 대량의 매물을 내놓았다.그동안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가 강하게 반등했다는 점에서 증시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국인이 돌연 태도를 바꾼 이유 크게 두가지로 분석된다.

단기 차익실현과 지난주말 미국 나스닥 하락세의 영향이 그것.그동안 주가가 오른 틈을 타 차익을 실현시키고 싶었던 차에 나스닥 주가가 하락해 매도 기회를 잡았다는 해석이다.나스닥 주가 하락은 "그린스펀 효과"때문이었다.

따라서 시장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 오는 30일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여부및 인하폭에 따른 미국 주가움직임이 외국인의 향후 순매도 지속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일만의 순매도=외국인은 연초부터 22일 현재까지 2조5천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지난 11일 93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빼고는 연일 사들였다.

주요 매수종목은 삼성전자 포철 국민은행 삼성SDI 등이었다.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은 8천5백86억원에 달했다.포철은 4천36억원,국민은행 2천98억원,삼성SDI는 1천6백42억원이었다.

그러나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LG화학 주택은행을 집중적으로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순매도 규모는 1천4백36억원에 달했다.

◆악재가 발생한 것일까=단기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헤지펀드가 주요 매도 세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엥도수에즈 WI카증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이후 한국주식을 팔았다가 다시 산 헤지펀드들이 20∼40%의 수익을 낸 상태에서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전세계 시장에서 헤지펀드들이 일단 30% 정도의 수익률을 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의 이남우 상무는 "최근 접촉해 본 헤지펀드들은 당초 650선 정도에서 매도할 뜻을 비쳤으나 그 시기가 빨라진 것같다"고 전했다.

전날 미국 중앙은행격인 FRB의 그린스펀 의장이 부시 신임대통령의 감세안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도 악재로 지적됐다.

현대증권의 전종우 연구원은 "부시 대통령의 감세안이 실행에 옮겨져 경기부양 효과가 있을 경우 상대적으로 공격적이던 금리인하 정책은 소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날 시장에서는 기대됐던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폭이 0.5%포인트보다 적은 0.25%포인트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전 연구원은 금리인하폭이 크지 않으면 외국인에 의한 국내 유동성 장세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전망=엥도수에즈 WI카증권 관계자는 "한국의 유동성 장세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보는 중장기 투자 외국인이 많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삼성증권의 전상필 연구원은 "삼성전자 신한은행등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최고치에 육박해 외국인이 더 사기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외국인의 추가적인 순매수를 낙관할 수만 없다"고 예상했다.이런 점을 감안,620선 이상에서는 언제든지 헤지펀드의 차익실현 매도가 가능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