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補閣] '부총리 부활로 본 정부조직...어떻게 바뀌나'

이번 부총리제의 부활은 경제와 교육 분야를 국정운영의 양대 축으로 삼고 내각을 "시스템"으로 운영하겠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져 있다.

신임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한완상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 장관은 임명 사실을 통보받은 후 "시스템을 통한 국정운영"을 유난히 강조했다.진 부총리는 "새로운 경제시스템을 조속히 만들어 날로 치열해지는 국제경쟁 속에서 힘찬 미래를 열어 나가는데 정책 운영의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한 부총리도 "부처간 긴밀한 협력과 협의를 통해 시스템이 작동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각 속의 경제팀은 진 부총리가 팀장을 맡고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 건설교통부 과학기술부 해양수산부 기획예산처 장관 등이 참여한다.경제팀은 경제정책을 조율 결정하는 내각 속의 ''경제내각''인 셈이다.

인적자원팀은 한 부총리가 팀장을 맡고 보건복지부 환경부 노동부 여성부 장관 등이 참여한다.

인적자원팀은 각 분야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행정을 관장하게 된다.교육인적자원부는 정부부처내 서열이 개편 전 7위에서 재경부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정부 각 부처와 산하기관 등에 흩어져 있는 2백여개의 교육.훈련 인적자원개발 관련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교육부총리는 또 ''교육인적자원개발회의''를 주재, 주요 안건을 국무회의 전에 사전심의하게 된다.인적자원개발회의에는 교육부 행자부 과기부 산자부 정통부 노동부 기획예산처 여성부 등이 참석한다.

각팀엔 청와대의 관련 수석비서관도 참여한다.

이들은 적극적인 의견개진 대신에 각 부처의 의견을 듣는 쪽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팀제 운영이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해 8월.

김 대통령은 당시 국무회의 석상에서 내각을 팀제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장관급이 팀장인 상황에서 팀제 운영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김 대통령은 앞으로 각 분야(팀) 업무의 큰 틀을 제시하는데 그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해당 분야 장관이 협의해 마련토록 할 방침이다.

김 대통령이 임기를 2년 남긴 현 시점에서 경제의 흐름과 외교 남북문제 등 ''큰 문제''에 치중하겠다는 구상의 일단을 보여준 셈이다.

팀제 운영은 내각 차원에서 보면 장관들의 역할과 책임이 증대되고 팀워크가 중시되는 것을 의미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돼온 시스템을 통한 운영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번 부총리 임명으로 경제정책조정회의와 교육인적자원개발회의 국가안전보장회의 사회관계장관회의 등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이들 팀제회의에 20분만 참석,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후 자리를 뜰 것이라는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장관들의 자유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내각의 팀제운영은 민간기업의 소사장제 개념과 유사하다"면서 "팀별 운영에서는 관료적 접근을 하는 사람보다 조직을 장악해 행정능력을 올리고 대국민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각료들이 능력을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부총리제 부활은 분명 ''작지만 강한 정부''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출범한 ''국민의 정부''가 국민과의 약속을 어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이같은 대국민 ''위약''의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서라도 시스템을 통한 국정운영이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한다는게 행정부 안팎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