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넘는 한국상품] (1) 삼성 '애니콜'..젊은층에 '어필'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앞둔 중국에서는 요즘 세계 주요 기업들간에 시장쟁탈전이 한창이다.

21세기 최고 성장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중국 소비자층을 깊숙이 파고든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몇몇 기업 역시 중국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키워가고 있다.

애니콜 신라면 한국타이어 크린랩 등이 그것이다. 이들 브랜드의 "만리장성 넘기"사례를 통해 바람직한 중국 소비시장 진출 방안을 모색해 본다.

베이징 서부 시즈먼 상예빌딩의 핸드폰 전문 상가.

3층 바이리펑에 들어서면 가격표를 단 모토로라 노키아 에릭슨 등 각 회사 핸드폰을 접하게 된다. 대부분 1천~2천위안(1위안=약1백50원)이 대부분이다.

이중 3천5백위안,4천5백위안의 꼬리표를 달은 고가 제품이 있다.

삼성 애니콜이 그것. 주인 장씨는 "다른 제품에 비해 2배정도 가격이 높아도 애니콜을 찾는 사람은 끊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애니콜을 막 구입한 안메이(안매)양은 "깜찍한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에 반해 애니콜을 골랐다"며 "친구에게 자랑거리가 하나 생겼다"며 좋아했다.

애니콜 브랜드는 "중국 최고의 핸드폰"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중국 젊은이들이 가장 갖고싶어하는 핸드폰이기도 하다.

중국에서는 지금 600c 800c 2488 A188 등 4개 모델이 선보여 작년말 현재 시장점유율 약 5%수준(이동동신분야 시장전문조사기관 GFK집계)에 달하고 있다.

초기제품 600c를 제외하고는 모두 3천위안이상의 고가품이다.

고가품시장에서는 영업 2년만에 노키아 모토로라에 이어 제3위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고가전략의 성공이었다.

작년 약 3천만대를 크게 웃돌았을 것으로 추산되는 중국 핸드폰시장의 약 80%는 중.저가급이 차지한다.

삼성은 나머지 20%에 달하는 고가시장에서 승부를 걸었다.

고급제품을 전략상품으로 선정했고,고가브랜드 이미지를 굳히기 위한 광고를 계속했다.

작년 약 9백만달러가 광고비로 투입됐다.

광저우 지사의 유근익 부장은 "중국 젊은이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이 있기에 고가정책이 먹혀 들어갔다"며 "80%의 중.저가 시장은 우리의 관심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 대리점간 과당경쟁을 원천적으로 막은 "모델별 총판 유통"이 또 다른 성공요인이다.

이는 전국을 장악할 수 있는 총대리점에게 한 모델의 독점 공급권을 줘 가격을 관리하도록 한 것.

모델별로 총대리점-지방대리점-매장으로 연결되는 단선 유통체제를 굳혀 가격이 흔들리지 않도록 했다.

이로써 한 모델을 놓고 여러 대리점이 가격경쟁을 벌이는 폐해를 막았다.

애니콜은 올해 시작될 중국 CDMA(부호분할다중접속)사업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고 있다.

올해 약 1천만회선이 깔리면 내년부터 CDMA단말기 수요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현지 생산체제를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하반기 텐진에 공장이 완공되고,기존 합작사인 선전 커지엔과도 공장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