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新전략 '웹 계열화' 뜬다..생산시설없이 100% 아웃소싱

1백% 아웃소싱 경영기법(일명 웹계열화)을 도입하는 벤처 중소기업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웹(WEB)계열화는 모기업은 공장을 가지지 않고 거미줄 형태의 제조공정을 거쳐 제품을 생산해내는 방식이다.기술개발에서 완제품 조립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가 최적 업체끼리 연결돼 가장 낮은 단가로 고품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이점을 누릴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대기업 중심의 부챗살 모양 계열화는 퇴보하는 대신 벤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웹계열화라는 새로운 협력관계가 자리잡을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웹계열화를 도입한 대표적인 벤처기업은 대전 대덕벤처밸리에 있는 블루코드테크놀로지(대표 임채환).이 회사는 웨이퍼 얼라이너라는 소형 TV 크기의 반도체 장비를 이 방식에 의해 생산하고 있다.

대당 3천만원을 받고 수출도 하고 있다.

블루코드는 제조업체이지만 생산시설이 전혀 없다.완제품도 외부에서 조립생산한다.

단지 연구개발과 품질관리만 맡는다.

그래서 8명의 인력으로 웨이퍼 얼라이너를 생산해 일본의 JEL,대만의 알텍,미국의 소프트텍,영국의 프라콤,독일의 포맷4 등 선진 외국기업에 공급하고 있다.웹 방식에 의한 조립 과정은 블루코드의 제품설계 작업이 끝나면 시작된다.

먼저 삼홍은 센서를 만들고 미크론코리아는 IC를 제조한다.

마크로전자는 쿠플러를 만든다.

이 부품을 가지고 은성전자는 인쇄회로기판을 생산,가공한다.

또 아진물산이 만든 볼스크루와 중동자동화가 만든 정밀모터,유니템이 만든 솔레노이드 밸브,페스토의 커넥터 등은 수창정밀에서 1차 조립과정을 거친다.

이들이 생산한 부품은 모션텍에 모여 완제품으로 조립된다.

이처럼 블루코드의 주변엔 60여개의 협력업체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블루코드 임채환 사장은 "이같은 계열화는 모기업이 지배력을 행사하지 않고 협력업체도 지정하지 않기 때문에 각 업체들은 스스로 최적 기업을 찾아 납품관계를 맺는 것이 특징"이라며 "벤처기업 특유의 순발력을 바탕으로 초정밀 제품까지도 단시간에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웹방식 계열화 전략에 힘입어 블루코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2% 증가한 89억3천1백만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41% 증가한 7억4천만원에 달했다.

올해는 수출 5백만달러를 포함,매출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1백32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블루코드 외에도 전자 분야에서 아이디어파크(대표 양웅섭)가 발신자표시 단말기를 웹계열화에 의해 생산하고 있으며 생명공학 분야의 게비스(대표 양진석)도 살충제 및 화장품 원료를 웹 방식으로 만들고 있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