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니어] 정재한 <미래이넷 사장>

"컴퓨터가 고장났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이트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웹검색사이트가운데 야후가 차지하는 위상처럼 말이죠"

미래이넷의 정재한 사장(35).그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컴퓨터가 말을 듣지 않아 곤란했던 경험이 있다는데서 사업아이템을 이끌어 냈다. 컴퓨터 고장으로 인해 직장상사에게 보고서를 늦게 제출하기도 하고 밤새워 작성했던 리포트를 다시 쓰기도 했던 컴퓨터 사용자들의 고생을 덜어주자는 생각이다.

"컴퓨터가 고장나면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주변의 친구나 동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A/S센터에 연락해 수리를 받습니다.

하지만 이 두가지 해결책 모두 약점이 있지요. 필요할 때 친구가 항상 곁에 있는 것도 아니고 수리센터에 연락하는 방법 또한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이죠".

정 사장은 대기업 종합상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 이후 인터넷 벤처기업인 인터파크에 몸담으면서 IT(정보기술)와 인연을 맺었다. 사업에 대한 구상은 한국의 직장생활을 접고 떠난 미국 유학생활중 구체화됐다.

정 사장이 이끄는 미래이넷은 "올라인(www.all-line.co.kr)"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자신의 컴퓨터를 수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올라인은 인터넷 사용자와 컴퓨터 전문가를 실시간으로 직접 연결한다.

컴퓨터 고장을 진단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질문사항을 이 사이트에 올리면 언제 어느 곳에서나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을 수 있다.

"HELP DB"를 통해서는 사용자가 직접 고장의 원인을 찾아 볼 수도 있고 하드웨어적인 고장일 때는 오프라인상의 수리센터와 연결해 주기도 한다.

3개월간의 무료시험기간을 거쳐 오는 3월부터는 유료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개인뿐만 아니라 컴퓨터 제조업체에도 이 서비스는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A/S에 들어 가는 비용을 줄임으로써 제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사장은 "컴퓨터 고장의 상당부분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발생한다"며 "이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컴퓨터 제조업체의 서비스센터에 걸려 오는 장애신고중 50%이상이 컴퓨터 환경설정이나 프로그램 재설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고장이라는게 정 사장의 설명이다.

정 사장은 "기존의 A/S체계는 수리를 담당하는 사람에게만 의존,비용에 비해 효율이 낮았다"며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축적하는데도 이런 체계는 한계가 있어 향후 고객관계관리(CRM)업무로 확장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상이익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A/S비용을 줄여야만 컴퓨터 제조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은 정사장이 이 사업의 성공을 낙관하는 이유다.

현재 대형 컴퓨터 제조업체의 경우 경상이익의 50%가량을 A/S체계를 유지하는 비용으로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정 사장은 올해 미래이넷의 매출목표를 우선 80억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앞으로 1-2년내 인터넷 컴퓨터 수리시장이 본격화될 경우 회사의 성장성이 크게 보강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들어 중국,일본등 해외시장진출이 구체화되고 있는 점도 미래이넷의 전도를 더욱 밝게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