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통신] '배꼽잡는 초보이야기-(2)'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아주 씩씩한 모습으로 머리를 얹으러 오신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15번홀이었어요.내리막 파4홀로 홀 전체가 시원스레 내려다 보이죠.

여기만 오면 누구나 드라이버샷을 할 때 힘이 들어간답니다.

우리 팀의 한 손님이 드라이버로 볼을 향해 내리치시며 그 머리 얹으러 온 분을 향해 "드라이버는 말이야, 이렇게 던지듯이 쳐야 되는 거야. 알겠지. 한 번 해봐"라고 말했죠.그대로 드라이버를 던지듯이 치신 초보 아저씨.

헉.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드라이버를 던지듯이 쳐야 한다는 말 때문인지 정말로 드라이버를 저쪽 수풀이 우거진 숲속으로 아주 우아하게 던져 버렸습니다.

모두들 멍하니 바라보다가 배꼽이 빠져라 웃었습니다.

저도 가만히 있었겠습니까? 배꼽이 빠질까봐 배꼽을 움켜 잡고서 코스가 떠나가라 웃었습니다.

웃음을 진정시키고 나서 그 드라이버를 찾으러 숲으로 들어가려는데 옆에 있던 다른 손님이 "언니가 가지 말고, 야 네가 갔다와"라고 하더라고요.

졸지에 드라이버를 분실한 초보 아저씨는 숲속으로 들어가 드라이버를 찾았습니다.

잠시 후.

그 초보 아저씨의 손에는 드라이버 대신 웬 녹슨 퍼터 하나가 들려 있더군요.

눈이 휘둥그레진 저와 손님들은 "그게 뭐냐"고 물었지요.

그 아저씨의 대답에 우리 팀뿐만 아니라 우리 뒷팀까지 뒤집어졌답니다.

그 아저씨 왈, "내가 산 속에서 드라이버를 막 찾고 있는데 산신령이 ''뿅-''하고 나타나서 금으로 된 퍼터와 녹슨 퍼터를 가지고 ''금퍼터가 네 퍼터냐, 아니면 녹슨 퍼터가 네 퍼터냐''라고 물으시길래 ''녹슨 퍼터요''라고 대답하면 금퍼터를 줄 것 같아서 그렇게 대답했더니 그냥 녹슨 퍼터만 주고 가더라고.에잉 그냥 금퍼터라고 할걸"

초보였지만 재치가 넘치는 손님이셨죠.

그 분은 지금쯤 몇 타나 칠까요.

드라이버와 맞바꾼 녹슨 퍼터는 아직도 잘 가지고 계실지….

드라이버는 찾았냐고요? 결국 못찾고 잃어버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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