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貨 다시 약세...1달러 117엔대 추락

일본 엔화 가치가 다시 뚜렷한 약세로 돌아섰다.

12일 싱가포르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지난주말보다 1.32엔 가량 낮은 달러당 1백17.90엔까지 추락했다.이날 도쿄외환시장은 국경일이어서 휴장했다.

앞서 지난 9일 뉴욕시장에서도 엔화는 달러당 1백17.57엔으로 열흘(거래일기준)만에 다시 1백17엔대로 밀려났다.

엔화는 지난 주초만 해도 미 경제 급랭,결산을 앞둔 일본기업들의 엔수요 증가,무선통신업체인 NTT도코모의 대규모 해외주식공모 등에 힘입어 달러당 1백14엔대에서 움직였다.그러나 작년 3·4분기에 일본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률로 추락한 데다 일본은행의 재할인율 인하 여파로 엔화는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의 재할인율 인하는 상징적인 조치에 불과해 보다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기 전까지는 엔저(低)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BNP파리바은행의 외환분석가 앤드루 차베리아는 "이달중에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백20엔선이 붕괴될 공산도 높다"고 분석했다.그러나 당분간은 엔화가 달러당 1백15∼1백20엔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산을 앞둔 일본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해외에서 번 돈을 본국으로 들여오고 있어 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13일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와 오는 17일부터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7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담 결과도 엔화의 향방을 가름할 주요변수로 꼽히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