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3일자) 경기회복 자생력이 문제다

재정경제부가 12일 발표한 최근의 경제동향분석을 보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2∼3개월의 자금사정 추이와 실물지표를 면밀히 관찰해 보아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는 전제를 달면서도 빠르면 2.4분기부터 회복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는게 정부 진단이다.그 이유로는 예산 조기집행에 따른 경기부양효과 가시화, 2월말 구조개혁 마무리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감소, 자금시장의 안정, 미국 및 일본의 금리인하효과 등을 들었다.

특히 자금시장의 안정은 소비·투자심리를 부추겨 실물경제의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급속한 경기위축으로 불안해진 서민생활의 안정과 늘어나는 실업동향 등에 비춰볼 때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경기회복이 이뤄져야 하는 당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따라서 우리는 정부의 경기진단이 현실로 나타나기를 바라고, 또 기대를 걸고 싶다.

그러나 당면한 경제상황을 여러 측면에서 검토해 보면 정부의 진단이 너무 낙관적이 아니냐는 우려를 배제하기 어렵다.

자금시장 경색이 풀려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등 비상조치의 실시로 숨통이 트였을뿐 근본적인 금융시스템의 정상화는 아직 멀었다고 본다.4대부문 구조개혁의 마무리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현저하게 감소했다는 지적은 너무 안이한 분석이다.

미국과 일본 등 우리경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세계경제동향도 뚜렷한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정부가 경기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판단해선 안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물론 근거없이 지나치게 비관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실제이상으로 낙관하는 것 또한 문제가 없지 않다.

진념 부총리는 이날 최근의 경제동향 브리핑을 하면서 경기저점 논쟁이 비생산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도 의견을 같이 한다.

사실 지금의 경기는 지난해 말에 비해 상당히 호전된 상태임은 분명하다.

다만 지금 중요한 것은 경기의 저점통과 여부가 아니라 경기회복이 지속될수 있느냐의 여부다.

과연 우리 경제가 자생적 경기회복력을 되찾았느냐를 짚어보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려면 모처럼 숨통이 트이기 시작한 자금시장을 어떻게 하면 소비와 투자심리 회복으로 연결되도록 하느냐가 중요하다.이는 금리를 내리고, 유동성을 많이 공급한다고 해서 될 일만은 아니다.

오히려 기업의욕을 되살리는 것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