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빌딩] 벤처빌딩 스타기업 : (특별기고) 박규헌 <이네트 사장>

이네트가 서울벤처타운을 찾은 것은 98년 여름이었다.

97년부터 시작된 경제위기의 그늘이 한창 짙게 드리워지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이네트는 국내 전자상거래 솔루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시장에 본격 진입하고 있었다.

서울벤처타운에 입주하기 전에 이네트는 중소기업청이 운영하는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창업보육센터에 1년여간 둥지를 틀었다.

두군데의 벤처 지원시설에서 창업초기를 보낸 셈이다. 등촌동 창업보육센터에서 이네트는 자체 솔루션 개발에 성공해 사업 확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서울벤처타운의 문을 두드리게 된 것은 창업보육센터의 계약기간이 만료된데다 당시 테헤란로 일대가 벤처기업들의 메카로 자리를 잡으면서 고객들에 좀더 가까이 가야겠다는 요구 때문이었다.

테헤란밸리 일대의 건물을 물색하던 중 서울벤처타운을 알게 되어 입주신청을 했다. 사업계획서과 몇차례에 걸친 까다로운 심사를 거친 뒤 입주에 성공했다.

서울벤처타운에 입주하기 전 사무실로 사용하던 서울창업보육센터는 월 임대료가 저렴하고 처음 창업을 준비하는 회사엔 알맞은,말 그대로 "인큐베이팅 시스템"에 기반한 시설이었다.

그러나 사무실 공간이 좁고 고객들과 거리가 너무 먼 점 등이 단점으로 작용했다. 이에 비해 서울벤처타운은 테헤란 밸리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어 여러가지 보이지 않는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또 입주한 회사들과 최신 기술 동향이나 경영정보에 대한 정보교환이 쉽다는 점도 큰 장점이었다.

창업보육센터도 마찬가지였지만 세미나실 국제회의실 등 공용공간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기 때문에 내부회의와 외부 방문객 접대에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서울산업진흥재단에서 지원한 경영프로그램과 기술세미나는 실무진에게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

한가지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

이네트가 처음 서울벤처타운에 입주했을 당시에는 밤시간에 건물 출입을 통제하거나 냉방을 제한하는 등 불편한 점이 몇가지 있었다.

그러나 입주사들이 시정을 건의하자 곧 바로 고쳐졌다.

건물 밖에서 우리 회사가 입주한 층에 밤 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은 것을 보며 미래의 희망을 키웠던 당시 기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건물과 사무공간 이외의 측면에서 서울벤처타운의 가장 큰 장점은 기업경영에 관한 정보와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는 점이다.

매달 각 부문의 전문가와 교수진을 초청해 벤처기업 경영에 필요한 최신 기술동향 등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로부터 기술과 세무 컨설팅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당시 성공에 대한 열정만으로 회사를 키워가는 확장단계에 있던 많은 입주 업체들은 이같은 서울산업진흥재단의 서비스를 통해 기업으로서 체제를 갖추고 사업을 키워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때 같은 건물 안에서 동고동락하며 가깝게 지냈던 입주회사의 대표들과는 지금도 자주 연락하며 지내는 친한 사이가 됐다.

오늘의 이네트가 이만큼 성장한 데에는 IMF 경제위기의 긴 터널을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도와준 서울벤처타운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그런 면에서 지금도 정부의 지원정책과 이를 현장에서 진행하는 관계자 여러분들께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가 부족한 창업초기의 신생 벤처기업들에 서울벤처타운과 같은 인프라를 적절히 활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