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니어] 차정만 <보이스닉 사장>..'말로 여는'사이버세상

"음성도메인 뿐만 아니라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국내외 시장에서 선두업체로 우뚝 서겠습니다."

차정만(33) 보이스닉 사장은 비교적 젊은 나이와는 달리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보험영업 사원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던 지난 94년 연봉 1억원대를 기록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성공비결은 "한 분야에 뛰어들기 전 미리 철저하게 연구한다"란 그의 생활철학이었다.

자신감이 생긴 그는 여행 웹에이전시 e비즈니스컨설팅 등의 분야에서 8개 회사를 잇달아 창업했다. 20대의 나이로 한때 3백여명의 직원을 둔 중소기업을 경영하기도 했다.

차 사장이 본격적으로 e비즈니스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여행사를 창업했을 때.회사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 견적을 냈다가 높은 비용을 보고 아예 2명의 전담직원을 고용했다.

이때부터 사업영역을 넓혀가던 중 IT(정보기술) 분야만 따로 떼어내 "아이오네이션"이란 웹에이전시 기업을 세웠다. 이 회사는 인터넷붐을 타고 1백20여개의 사이트를 구축해줬으며 6천여개에 업체에 웹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했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자신감이 붙은 그는 친구인 정재윤 경북과학대 교수와 "기획공방"이란 e비즈니스 컨설팅회사를 만들었다.

엔지니어 출신인 차 사장은 "CTMO"란 직함을 사용했다. 기술(Technology)과 마케팅(Marketing)을 결합한 신조어로 그동안의 창업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컴퓨터에 푹 빠졌었죠.엔지니어의 꿈을 키웠던 어릴 때부터 각 기업이나 대학에 e비즈니스 특강을 하러 다니는 지금까지 인터넷 1.5세대로서 저는 항상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개인휴대단말기(PDA)를 개발하는 게 꿈이었던 차 사장은 지난해 4월부터 음성도메인 서비스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음성인식 기술이야말로 차세대 PDA의 핵심기술이란 생각에서였다.

웹사이트를 찾는 데 일일이 영문을 치지 않고 말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그의 생각은 SL2와 손을 잡으면서 현실로 다가왔다.

SL2는 카이스트 출신 기술진 30여명이 만든 순수 국내 벤처기업.보이스닉은 다음달부터 PC를 통한 음성도메인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무엇이든물어보세요""열려라참깨" 등이 도메인으로 활용돼 이제 어린이나 주부 노인 등 컴맹계층도 편리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원래는 올해 3월께부터 음성도메인 등록을 받을 생각이었지만 지난해 한글도메인 바람을 타고 미리 시작했습니다.

현재 이 시장에는 경쟁업체가 전혀 없는 상황이며 외국업계의 진입도 쉽지 않습니다.

한국어 음성인식에 관한 한 국내기업의 기술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죠"

이 회사는 최근 "한국음성도메인센터"에서 "보이스닉"으로 사명을 바꿨다.

도메인 분야에서 음성인식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데 따른 것이다.

보이스닉은 현재 음성 검색엔진을 비롯,홈네트워킹에 필요한 음성 관련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2백4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매출 대비 투자액은 대략 50%에 이른다는 게 차 사장의 설명. "음성인식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해 세계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습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