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등기이사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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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계열사들이 이번 주총을 통해 등기이사를 대폭 줄일 계획이다.
올해부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의 절반을 사외이사로 채워야 하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의 주요 기업들은 한결같이 사외이사를 늘리기보다는 줄이는 추세다.등기이사 수를 줄여 사외이사 비중을 맞추겠다는 복안이다.
현대 SK 계열사들은 대부분 이 작업을 끝냈고 삼성과 LG 계열사들도 올 주총에서 등기이사를 감축키로 했다.
경총 관계자는 "사회적인 명망과 전문성을 갖춘 이들은 이미 대부분 사외이사로 동원된 상태이고 제도 자체가 제대로 정착되기도 전에 외부청탁인사 등으로 사외이사를 늘려봤자 경영에 걸림돌이 될 뿐"이라며 기업들의 정서를 전했다.삼성 등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기업지배구조 문제를 집중 거론해온 참여연대는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선 사외이사 선임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주주총회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20명의 등기이사 중 6명이 사외이사인 삼성전자는 등기이사 수를 12∼14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7년 57명 수준이던 등기이사 수를 2000년 20명으로 줄이는 등 이사회 규모를 매년 줄여왔다.삼성 관계자는 "이사회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도 이사를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12명의 등기이사(사외이사 4명)를 두고 있는 삼성SDI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이사 수를 줄이는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지난해 정보통신과 합병한 LG전자도 등기이사 수를 대폭 줄여 사외이사 비중을 끌어올리기로 결정했다.12명의 등기이사 중 4명이 사외이사인 이 회사는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등기이사 수를 8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기업들은 사외이사를 단숨에 절반으로 채우라는 정부 정책이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지적한다.
상장사협의회 집계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 77개사가 등기이사 수를 줄이지 않으면서 사외이사 수를 절반 이상으로 높일 경우 2백여명 가량이 필요하다.
지난해 9월말 현재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의 평균 사외이사 비중은 34%에 불과해 기업별로 2,3명의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얘기다.
한편 참여연대는 삼성전자의 사외이사 후보로 세종대학교 전성철(51) 세계경영대학원장을 추천한다는 주주 제안을 제출했지만 회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문형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기업 감시 측면만을 강조하면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선진국 기업처럼 경영의 효율성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이사회가 제 기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전국경제인연합회 김석중 상무는 "사외이사 비율이 문제가 아니고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
올해부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의 절반을 사외이사로 채워야 하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의 주요 기업들은 한결같이 사외이사를 늘리기보다는 줄이는 추세다.등기이사 수를 줄여 사외이사 비중을 맞추겠다는 복안이다.
현대 SK 계열사들은 대부분 이 작업을 끝냈고 삼성과 LG 계열사들도 올 주총에서 등기이사를 감축키로 했다.
경총 관계자는 "사회적인 명망과 전문성을 갖춘 이들은 이미 대부분 사외이사로 동원된 상태이고 제도 자체가 제대로 정착되기도 전에 외부청탁인사 등으로 사외이사를 늘려봤자 경영에 걸림돌이 될 뿐"이라며 기업들의 정서를 전했다.삼성 등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기업지배구조 문제를 집중 거론해온 참여연대는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선 사외이사 선임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주주총회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20명의 등기이사 중 6명이 사외이사인 삼성전자는 등기이사 수를 12∼14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7년 57명 수준이던 등기이사 수를 2000년 20명으로 줄이는 등 이사회 규모를 매년 줄여왔다.삼성 관계자는 "이사회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도 이사를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12명의 등기이사(사외이사 4명)를 두고 있는 삼성SDI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이사 수를 줄이는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지난해 정보통신과 합병한 LG전자도 등기이사 수를 대폭 줄여 사외이사 비중을 끌어올리기로 결정했다.12명의 등기이사 중 4명이 사외이사인 이 회사는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등기이사 수를 8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기업들은 사외이사를 단숨에 절반으로 채우라는 정부 정책이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지적한다.
상장사협의회 집계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 77개사가 등기이사 수를 줄이지 않으면서 사외이사 수를 절반 이상으로 높일 경우 2백여명 가량이 필요하다.
지난해 9월말 현재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의 평균 사외이사 비중은 34%에 불과해 기업별로 2,3명의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얘기다.
한편 참여연대는 삼성전자의 사외이사 후보로 세종대학교 전성철(51) 세계경영대학원장을 추천한다는 주주 제안을 제출했지만 회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문형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기업 감시 측면만을 강조하면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선진국 기업처럼 경영의 효율성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이사회가 제 기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전국경제인연합회 김석중 상무는 "사외이사 비율이 문제가 아니고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