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렉서스로 한국시장 안착..출시 한달만에 90대 판매

지난해 11월 한국에 상륙한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국내 수입차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1월 수입차 판매실적을 보면 도요타 렉서스 시리즈는 출시 한달 만에 90대가 판매돼 수입차 시장에서 3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는 독일 BMW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 기간 BMW코리아는 1백80대를 팔아 지난 96년 7월 1백82대 이후 월간 최대 판매실적을 올렸지만 내심 도요타의 공세에 긴장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도요타의 대공세=도요타는 오는 20일 쇼이치로 명예회장이 방한,렉서스 신차발표회를 갖고 한국시장 공략의지를 밝히는 것을 계기로 한국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쇼이치로 회장이 비즈니스 관계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30여년 만이다. 창업자 도요타 기이치로의 아들인 쇼이치로 회장은 99년까지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도요타를 세계 일류의 자동차 메이커로 키운 주인공.

그는 서울 뿐 아니라 부산에서 열리는 행사에도 모습을 보일 계획인데 도요타가 한국시장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를 짐작케해주는 대목이다.

이에 앞서 도요타는 서울 2곳과 부산 1곳에 딜러 전시장을 열었고 홈페이지의 의견수렴 창구를 통해 예비 고객의 의견도 수렴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수입차로는 드물게 지난해 말부터 집중적인 TV광고도 하고 있다.

도요타는 한국시장에서 실패한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 96년 진세무역과 인치케이프를 통해 미국산 캠리와 아발론을 선보였으나 유럽차를 선호하는 한국고객들에 "어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도요타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명차로 평가받는 렉서스로 정면승부를 걸겠다는 속셈인 것으로 풀이된다.

부품공급까지 한번에 해결하는 서비스=89년 미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만든 렉서스는 뛰어난 품질과 완벽한 서비스로 값싼 일본차의 이미지를 불식시켰다.

비슷한 시기에 진출한 닛산의 인피니티와 혼다의 어큐라도 렉서스 만한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다.

도요타는 한국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어느 업체보다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우선 렉서스의 보증수리 기간은 4년 10만km로 다른 수입차들이 내걸고 있는 조건에 비해 월등히 좋다.

8만5천원을 더 내면 기간이 2년 4만km가 늘어난다.

늘어나는 보증기간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어가므로 실제로는 6년 14만km를 보증받는 셈이다.

또 각종 소모품은 2년간 무상으로 제공된다.

애프터서비스면에서도 강점을 지니고 있다.

주문을 받으면 일본 규슈공장에서 아침에 출고,후쿠오카와 부산을 거쳐 다음날 오후 고객에게 전달하는 신속 인도체제를 갖추고 있다.

전국의 A/S를 커버하기 위해 인천 대구 대전 광주 마산 등지에 원격 서비스센터도 구축했다.

또 다양한 고객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보험사들이 하기 힘든 24시간 무료 충돌 서비스와 무료 정비 프로그램 등을 실시한 예정이다.

국내 엔지니어가 고칠 수 없는 문제는 일본 규슈에 있는 기술진을 초청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올해 국내에 최고급 대형 세단 LS430을 비롯,중형 스포츠 세단 GS300,인텔리전트 세단 IS200,고급형 SUV RX300 등 4가지 모델을 선보인다.

이들 차량의 판매목표는 9백대.

지난해 BMW 판매실적(1천6백50대)의 55% 수준이다.

한국도요타자동차는 국내 시장의 판매상황을 봐가면서 렉서스의 다른 모델(ES/윈덤,SC/소아라,LX/랜드크루저)투입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

BMW의 대응=신모델과 질 높은 서비스로 1위를 수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BMW는 "성공한 사람들이 선택하는 차"란 이미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3천만~2억원 대의 다양한 신차를 내놓고 서비스를 대폭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리스 할부 중고차 렌터카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로 "수입차 1위 자리"를 확실하게 지킨다는 방침이다. 김영은 부장은 "도요타가 나서서 수입차시장을 확대하고 이미지를 개선하면 서로 좋은 것 아니냐"며 "올해 비록 시장점유율은 감소하더라도 시장이 확대됨으로써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2천대 판매는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