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노사 현장을 가다] (17) '한국후지제록스'..밀고끄는 勞使

사무기기 전문생산 업체인 한국후지제록스는 지난 98년 3월 일본 합작선인 후지제록스의 한국측 지분(동화산업)인수로 1백% 외국인투자법인이 됐다.

다카스키 노부야 대표이사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경영민주화에 진력했다.''주주에게 강하고 종업원에겐 즐겁고 지역사회에는 정다운 회사''로 만들려면 경영의 투명성 보장과 노사 신뢰구축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는 ''핫라인 커뮤니케이션''이란 사내 비디오를 분기마다 제작,배포했다.

이를 통해 최고경영자의 생각을 알리고 경영실적 등을 설명했다.노동조합(위원장 이규환)도 IMF 한파로 위기에 처한 회사를 살리기 위해 땀을 흘렸다.

98년 10월부터 3개월간 토요일 격주휴무를 반납한 데 이어 평일 1시간 일 더하기운동을 벌였다.

이를 계기로 노사간에 서로 믿는 분위기가 생기기 시작했다.부실채권을 정리한 여파까지 겹쳐 98년중 1백11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99년에는 24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이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노사는 2000년 2월 임금협상때 주 5일 근무에 합의,시행에 들어갔다.

일부 우려와는 달리 노조가 생산성 향상에 앞장선 결과 지난해 흑자는 56억원으로 늘어났다.노사는 지난 87년 노조 설립이후 처음으로 올해초 별도의 교섭없이 임금협상을 마쳤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