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다시 100만명시대] 大卒등 청년층 취업기회조차 없다..현황.대책

1년만에 실업자 1백만명 시대가 다시 열렸다.

통계청은 지난 1월중 실업자가 98만2천명에 달해 작년 3월(1백2만8천명) 이후 다시 1백만명에 육박했다고 발표했으나 취업전선에선 이미 1백만명 시대를 실감케 하고 있다.예비 취업자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이달 실업자가 1백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번듯한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가 없어 부모에게 의존해야 하는 ''슬픈'' 현실이 눈앞에 닥치고 있다.

특히 일자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해 아예 구직을 포기한 이른바 실망 실업자만 해도 15만~16만명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늘어나는 실업자 =2월 들어서도 실업자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겨울철 농림어업과 건설업부문 취업자 수가 줄고 졸업을 앞두거나 방학을 맞은 재학생들의 구직활동이 증가하는 등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런 계절적 요인이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경기침체가 계속될 경우 실업자는 쉽게 줄어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이우성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작년말부터 계속됐던 구조조정이 실업에 끼치는 효과가 올 상반기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각 연구소들은 실업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올 1.4분기 실업률을 기존 4.5%에서 4.7%로 높일 계획이다.삼성경제연구소는 실업률 5.2%, 실업자수 1백11만명을 예상해 더 비관적이다.

◇ 젊은층 실업문제 심각해 =실업률을 나이별로 따져보면 청.장년층 실업률 상승이 가장 눈에 띈다.

지난달 20대와 40대 실업률은 각각 7.8%와 3.9%로 전달에 비해 0.7%포인트씩 높아져 전체 연령층 실업률 평균 상승폭(0.5%포인트)을 웃돌았다.

청년층(15∼24세) 실업률은 11.3%를 기록, 작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더욱이 올초 신규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이 없어 20대 대졸자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노동부가 지난달 상용근로자 5명이상 사업체 4천2백90곳을 대상으로 올 1.4분기 근로자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의 67.2%가 올 1.4분기에 근로자를 채용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효율적인 실업대책 절실 =정부는 청.장년 실업자가 늘어남에 따라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실업대책은 지난달 16일 노동부가 발표한 종합대책을 보완하는 수준으로 실업자의 재취직 훈련을 강화하는 한편 청년 실업자들에게 정보기술(IT) 교육을 시켜 일손이 부족한 정보통신업계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우성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재취업 훈련을 받은 실업자들의 실제 취업률은 낮은 수준"이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재취업 훈련기관에서 산업체 적응력이 높은 인력을 길러내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재취업 훈련기관의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산학 협력을 통해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한국은 정규 근로자에 대한 고용보호가 강하다"며 "청년층 실업을 줄이려면 노동시장과 임금구조를 유연하게 만들어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늘리도록 유도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