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수만 감소 자본금 불변..'자사株 소각 업체 투자 유의사항'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에 투자할 때는 자본금과 상장(발행)주식수간 괴리에 혼선을 일으키지 않도록 투자지표를 읽는 데 주의가 요망된다.

자본금과 주식수가 함께 줄어드는 감자(자본금 감축)와 달리 자사주 소각은 자본금 변화없이 주식수만 줄어들기 때문이다.일반적으로는 발행주식수에 주식액면가를 곱한 게 자본금이다.

하지만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의 경우 다르다.

주식수가 1만주(액면가 5천원)일지라도 자본금은 5천만원이 아니라 1억원이 될 수 있다.공인회계사들은 "자사주소각은 이익소각이기 때문에 발행주식수는 감소하지만 자본금은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회사 자금(배당가능이익)으로 주식을 매입해 태워 없애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주식수는 분명히 감소하지만 회사 자본금은 불변이라는 것.따라서 기업본질가치 계산때 무심코 자본금에 기초해 주당 자산가치 등을 계산해 투자지표로 삼으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이익소각을 실시한 증권거래소의 서울증권과 미원상사의 경우 현재 발행주식수와 자본금 사이에 괴리현상이 발생해 있다.액면가격이 5천원인 미원상사의 자본금은 80억원이지만 발행주식수는 1백40만주에 불과하다.

소각을 안한 일반적인 기업이라면 발행주식수는 1백60만주가 돼야 한다.

코스닥기업협의회 관계자는 "괴리현상이 외부에 이상하게 비쳐질까 아예 자본금까지 줄이는 감자방식의 자사주소각을 강행하는 기업도 있다"고 말했다.자사주소각 절차를 밟고 있는 쎄라텍의 경우 주식소각과 감자를 병행한다.

하지만 감자방식을 채택하려면 주주총회를 열고 채권자들로부터 이의를 받아야하는 등 절차가 아주 복잡해진다.

상장사협의회의 이원선 조사부 차장은 "자사주 소각이 빈번해지면 자본금과 발행주식수가 따로 놀 수 있다는 신(新)개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한편 ''주식의 소각에 관한 경과조치''가 포함된 증권거래법 개정안은 23일 국회 재경위 전체회의를 통과,본회심의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